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지난 29일 막 내린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의 국빈 방한 준비에 지난 1년간 각별한 정성을 쏟은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 부부와 참모진은 28~29일 무함마드 대통령의 국빈 방한을 위해 1년 넘게 고심해왔다. 지난해 1월 윤 대통령의 UAE 국빈 방문 당시 기마병과 낙타병 도열 등 극진했던 환대에 보답하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다.
윤 대통령이 28일 무함마드 대통령과의 첫 행사 장소로 창덕궁 후원을 고른 것도 고심의 결과였다. 무함마드 대통령이 평소 산책을 즐겨한다는 것을 안 윤 대통령은 참모진들에게 산책로를 추천 받았고 산세를 따라 건축물, 정원이 어우러진 창덕궁을 한국 문화와 전통을 보여줄 최적의 장소로 판단했다. 장소를 낙점한 이후 윤 대통령은 직접 답사에 나서 주변 환경과 동선까지 꼼꼼히 챙겼다고 한다. 청와대 2층 테라스를 외국 정상에게 개방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청와대 2층 테라스에서 무함마드 대통령 등 UAE 대표단에게 저녁 식사를 대접한 바 있다.
김건희 여사도 조력자로 역할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김 여사가 지난해 UAE 순방으로 이어온 신뢰를 놓치지 않기 위해 1년 전부터 무함마드 대통령의 기호와 취미 등을 반영해 섬세하게 국빈 방한 준비를 고민해왔다”고 전했다. 김 여사는 방한에 동행하지 않은 UAE의 ‘국모’ 셰이카 파티마 빈트 무바라크 알 케트비 여사에게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편지도 전달했다. 파티마 여사는 무함마드 대통령의 어머니로 지난해 UAE 순방 당시 김 여사와 인연을 맺었다.
29일 한남동 관저에서 열린 차담회에서는 윤 대통령의 반려 동물들이 무함마드 대통령의 눈길을 받았다고 한다. 윤 대통령 부부가 키우는 은퇴 안내견 새롬이, 유기묘가 낳은 새끼 고양이가 대화 소재로 오르면서 분위기를 복돋는데 톡톡히 역할을 했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한국만이 보여줄 수 있는 역사 깊은 ‘문화와 전통’을 통해 (지난해 순방 당시 UAE가 보여준 성의에) 화답하고자 했다”며 “무함마드 대통령도 1박 2일 동안 수차례 감동적인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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