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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엔비디아 등 중동 칩 수출도 제동…中 기업 접근 우려

"對중동 대규모 AI 가속기 수출 허가 지연"

사우디·UAE·카타르 등 수출 별도허가 필요

"첨단칩 판매 포괄적 전략 마련 시간 벌기"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샌타클래라에 위치한 엔비디아 본사. 연합뉴스




미국이 엔비디아 등 자국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대(對)중동 대형 인공지능(AI) 가속기 선적에 대한 허가를 늦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 국가들이 AI 인프라 확충을 위해 반도체 수입량을 늘리는 가운데 중국 기업이 이들 국가의 데이터센터에 접근할 가능성을 우려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30일(현지 시간)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최근 자국 기업들의 아랍에미리트(UAE)·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등 중동 국가에 대한 대규모 AI 가속기 판매 허가 신청에 응답하지 않거나 허가를 지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AI 가속기는 AI 인프라 구축에 필수적인 장비로 머신러닝 애플리케이션을 가속화하는 역할을 한다.

이번 조치는 엔비디아와 어드밴스드마이크로디바이시스(AMD) 등 주요 기업들의 대규모 선적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 소식통은 “검토가 얼마나 걸릴지 불확실할 뿐 아니라 ‘대규모 판매’에 대한 기준 역시 분명하지 않다”고 전했다. 엔비디아와 AMD 외 인텔과 스타트업인 세레브라스시스템즈 역시 AI 가속기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해당 소식이 전해진 후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3.77% 하락한 1105달러(약 152만 원)을 기록했다. AMD 역시 장중 낙폭을 키웠지만 장 후반 반등하며 0.97% 상승한 166.75달러에 장마감했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 AFP연합뉴스


중국과의 ‘기술 디커플링(탈동조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미국은 중국 기업이 제3국을 통해 자국 기술에 접근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반도체를 대량으로 사들이고 있는 중동 역시 미국의 우려가 향하는 곳이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10월 중국를 비롯해 소수의 해외 적국들을 겨냥했던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에 중동 역시 일부분 포함했다. 이에 따라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등 40여 개국은 첨단 반도체 및 장비를 선적하기 위해 미국 정부의 별도 허가를 받아야 한다.

블룸버그는 “미국 정부가 (해외 수출 속도를 늦춰) 첨단 반도체의 해외 수출 방식에 대한 포괄적인 전략을 개발하기 위한 시간을 벌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상무부는 이날 “국가 안보를 지키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최첨단 기술과 관련해 광범위한 실사를 통해 전 세계로 첨단 반도체를 판매하려는 기업들의 허가 신청서에 대한 철저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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