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일 오전 4시(한국 시각)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은 30대 중반 독일 남자 둘의 대결로 압축된다. 토니 크로스(34·레알 마드리드)와 마르코 로이스(35·도르트문트)다.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과 레버쿠젠에서 뛰었던 크로스는 2014년부터는 쭉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에 몸담고 있다. 로이스는 독일 묀헨글라트바흐에서 독일 도르트문트로 2012년 이적했다. ‘11년 레알맨’과 ‘13년 도르트문트맨’의 빅 이어(챔스 우승 트로피) 다툼이다.
크로스와 로이스는 독일 대표팀 동료로 월드컵에도 함께 출전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스웨덴과의 경기에서는 로이스가 동점골, 크로스가 결승골을 넣기도 했다.
크로스와 로이스 둘 다 이번 결승 맞대결을 끝으로 소속팀 유니폼을 벗는다. 챔스 우승은 피날레를 수놓을 가장 화려한 장식이자 ‘제2 인생’의 출발에 있어서도 특별한 축복이 될 것이다.
크로스는 최근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올여름 독일에서 열릴 국가 대항전 유로 2024(유럽선수권)가 선수로 뛰는 마지막 무대라고 했다. 클럽팀 소속으로는 도르트문트전이 마지막이다.
크로스는 2016~2018년 3년 연속을 포함해 2022년까지 챔스 우승을 네 번이나 경험했다. 그때마다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크로스가 카세미루(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루카 모드리치와 함께한 이른바 ‘크카모’ 미드필더 라인은 레알 역사상 최고 전성기 중 한 시대를 이끌었다. 레알 구단은 그런 크로스에게 연장 계약을 제시했지만 크로스는 최고의 위치에서 그만두기를 원했다. 카를로 안첼로티 레알 감독은 “크로스와 10년 넘게 함께한 것은 레알에 행운이었다. 그는 늘 팀밖에 모르는 이타적인 선수”라고 했다.
도르트문트의 상징과도 같은 로이스는 도르트문트 유니폼을 입고 분데스리가에서 우승한 적은 없다. 챔스는 2013년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다. 팀과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합의하면서 로이스에게 이번 레알전은 도르트문트에서 맞는 마지막 우승 기회가 됐다. 챔스 결승이 웸블리에서 열리는 것은 11년 만인데 11년 전 결승에 도르트문트가 있었고 로이스도 있었다. 당시 로이스가 선발 출전한 도르트문트는 뮌헨에 1대2로 졌다. 레알은 이번 시즌 4강에서 뮌헨에 기적적인 승리를 거두고 결승에 올랐다. 로이스는 “도르트문트에서 마지막 경기가 챔스 결승이라니 이미 환상적인 일이지만 트로피와 함께 마무리하고 싶다”고 했다.
레알은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와 호드리구가 공격 선봉에 서고 주드 벨링엄이 뒤에서 받치는 형태로 도르트문트 사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미드필드는 역시 크로스가 핵심이다. 도르트문트는 니클라스 퓔크루크 원톱에 제이든 산초, 율리안 브란트 등이 2선에 서는 형태일 것이다. 로이스는 교체 출전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두 팀은 그동안 열네 번 격돌해 6승5무3패로 레알이 앞선다. 가장 최근 만남은 2017년 12월 챔스 조별리그였고 3대2로 레알이 이겼다. 도르트문트의 승리는 10년 전이 마지막(챔스 8강 2대0)이다. 챔스 최다 우승팀인 레알은 우승 횟수를 15회로 늘리려 하고 도르트문트는 1997년 우승 이후 27년 만의 빅 이어 탈환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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