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이 최근 무더기 오물풍선을 살포한 것에 대한 정부의 대처를 두고 “이런 국방이 무슨 국방인가”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유 전 의원은 지난 2일 북한이 다시 한 번 대남 오물풍선을 연이어 살포하자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풍선에 생화학무기가 아니라 오물이 들어있어서 북한의 선의에 고맙다고 해야 할 판”이라며 “오물풍선은 더러운 오물이 문제가 아니라 다음에는 더한 것도 넣을 수 있다는 협박”이라고 일갈했다.
유 전 의원은 “북이 보유한 비대칭 대량살사무기(WMD)는 핵과 생화학무기”라며 “이번 풍선은 오물을 넣었기에 망정이지, 다수 인명에 치명적인 생물학무기나 화학 무기가 실린 풍선이 대도시 인구 밀집 지역에 떨어졌다면 방독면 하나 갖고 있지 못한 대다수 국민들은 상상조차 못할 끔찍한 피해를 입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말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우리 군의 대응”이라며 “북의 풍선이 휴전선을 넘어 우리 영공을 침해했을 때 왜 즉각 격추시키지 못하고 전국 곳곳에 땅에 떨어질 때까지 손 놓고 기다려야 했는지 납득할 수 없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군은 격추가 더 위험하다고 하는데, 그 풍선에 대량살상용 생화학무기가 있었어도 격추하지 않고 땅에 떨어져서 터질 때까지 눈 뜨고 보고 있을 생각이었냐”며 “국방부와 군은 이 풍선이 인구밀집지역까지 접근하기 전에 격추시키는 데 모든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유 전 의원은 지난 2022년 12월 북한의 무인기가 서울 용산 일대까지 침투한 사건과 2015년 8월 ‘목함지뢰 도발’ 이후 정부가 ‘대가를 치르겠다’고 으름장을 놓고는 “고작 대북확성기를 틀었다”면서 “(이번에도) 대북확성기를 다시 트는 것을 ‘북한이 감내하기 어려운 조치’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라며 날을 세웠다.
그는 “그 풍선 속에 우리 국민의 생명을 노리는 치명적 살상무기가 있다고 전제하고 강력히 방어하는 것이 당연한 군의 대응자세 아니냐”며 “이런 국방이 무슨 국방이냐”고 맹비난했다.
한편 북한은 지난달 28~29일 오물풍선 260여 개를 남쪽으로 날린 데 이어 사흘 만인 지난 1~2일 다시 한 번 오물풍선을 무더기로 살포해 지금까지 총 900여 개가 전국 각지에서 발견됐다. 현재까지 위험 물질이 발견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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