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 차익을 노리고 이른바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다가구 건물 4개동을 사들여 연쇄 부도를 낸 전세 사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과 전세 계약을 체결한 102명은 82억원에 달하는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처지에 놓였다.
부산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사기 혐의로 A씨를 구속하고 공범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2018년 10월부터 2023년 11월 사이 부산 연제구와 부산진구에서 총 124억원 상당의 다가구주택 4개동을 사들였다.
이들은 8000만원을 가지고 세입자들의 전세 보증금이 걸린 29억4000만원 상당의 첫 번째 건물을 은행 담보대출 13억원을 끼고 매입했다.
이후 전세가를 부풀려 받아 은행 이자를 갚는 동시에 보증금과 담보 대출 등을 통해 나머지 3개동도 매입했다.
이들은 세입자들로부터 받은 보증금을 계약이 끝난 다른 세입자에게 주는 수법으로 버티다가 전세보증금 하락으로 연쇄 부도를 맞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이들과 계약한 세입자는 모두 102명으로, 대부분 사회초년생이나 신혼부부였다. 보증금 규모는 총 82억5600만원에 달했다.
이들은 여유자금이 없어 금융기관에서 전세대출을 받아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 등은 전세 계약 시 임대보증금 보험에 가입한 것처럼 속이거나 전세가 아닌 월세 계약을 맺은 것처럼 서류를 조작하며 보증보험을 체결해 피해자들이 보증금을 돌려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경찰 조사에서 A씨 등은 “다가구 건물을 되팔아 시세 차익을 노리려고 했지만 그러지 못했고 돌려막기 등으로 별다른 이익도 얻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들이 빼돌린 범죄수익이 있는지 수사 중이다.
윤성환 부산경찰청 형사기동대 팀장은 “세입자들은 반드시 임대차 계약 전 전세 보증보험에 가입하고 주택도시보증공사 안심 전세 앱으로 악성 임대인 명단과 세금 체납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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