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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개선에 속속 금리인하…'美 9월 피벗' 힘실려

■ ECB, 기준금리 0.25%P 인하

경제성장률 주춤에 정책 전환

캐나다, G7 처음 0.25%P 내려

시장 "英은 이르면 8월께 조정"

티프 맥클렘 캐나다은행 총재가 5일(현지 시간) 캐나다 오타와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한 후 기자회견에 참석해 정책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잇따라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돈줄을 죄던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 부담이 줄어든 대신 경기 침체 징후가 엿보이자 금리를 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 전환 시기를 놓고 여러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글로벌 금리 인하 흐름이 확산할지 주목된다.

6일(현지 시간)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중앙은행인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4.50%에서 4.25%로 25bp(1bp=0.01%포인트) 인하한 것은 시장 전망치(4.25%)에 부합하는 수치다.

앞서 전문가들은 ECB의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했다. 최근 유럽은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가 두드러졌다. 유로존의 물가 상승률은 2022년 10월 전년 대비 10.6%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올해 4월(2.4%)까지 내렸고 지난달에는 2.6%로 소폭 상승했지만 크게 낮아진 수준을 유지해왔다. ECB는 통화정책 자료에서 “9개월간 금리 동결 이후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지난해 9월 회의 이후 물가 상승률이 2.5%포인트 이상 하락했고 인플레이션 전망도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향후 추가 금리 인하 전망은 불투명하다. ECB는 이날 내년 물가 상승률 전망을 기존 2%에서 2.2%로 소폭 높였다. ECB는 “특정 금리 경로를 미리 약속하지 않는다”며 추가 금리 인하에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지 않았다. 필립 레인 ECB 수석 이코노미스트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금리 인하 이후에도 금리가 더 오랫동안 제약적인 기조를 유지할 것임을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주요 국가들은 최근 기준금리를 잇달아 낮추는 추세다. 캐나다의 중앙은행인 캐나다은행(BOC)은 5일 기준금리를 기존 5.00%에서 4.75%로 25bp 인하했다. 캐나다의 금리 인하는 2020년 3월 이후 약 4년 만이다. 2022년 3월부터 금리를 올리며 긴축 정책을 펼쳐왔던 BOC는 주요 7개국(G7) 중 가장 먼저 방향 전환에 나서며 피벗 스타트를 끊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캐나다에 앞서 스웨덴·스위스 중앙은행도 금리 인하에 나섰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과감하게 방향 전환에 나선 것은 인플레이션 부담을 크게 덜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물가 안정이 최우선 목표인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그간 금리를 빠르게 올려 물가 상승을 억제해왔다. 이에 상당 부분 성과를 달성한 만큼 고금리 부담을 덜겠다는 판단이다. 티프 매클럼 BOC 총재는 전날 금리 결정 후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다는 증거가 나오면서 더는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할 필요성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유로존도 최근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이 4월 2.4%, 5월 2.6%로 집계되는 등 목표치 2%에 가까워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경기 침체에 대응하려는 성격도 크다. 물가를 잡는 과정에서 경기에 부정적인 신호가 등장하자 정책 방향을 틀어버린 것이다. 유로존의 경우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0.4% 수준에 그친다.

다른 중앙은행도 금리 인하 대열에 합류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정책금리 변화는 통화가치와 함께 무역수지 등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각국 중앙은행들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 중 가장 이른 시기에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큰 나라로는 영국이 꼽힌다. 시장에서는 영국중앙은행(BOE)이 현 5.25%인 기준금리를 올 8월께 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 연준은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점쳐진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9월 금리 인하 확률을 약 70% 수준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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