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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만 신도 자랑하던 천도교… "올해 재건의 해로 삼겠다"

윤석산 천도교 신임 교령 일성

최제우 창시자 탄생 200주년 기념

일반 시민 상대로 존재감 확대 계획

윤석산 천도교 신임 교령이 7일 서울 종로구 천도교 중앙대교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천도교의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천도교(옛 동학) 창시자인 최제우(1824∼1864) 탄생 200주년을 계기로 올해를 천도교의 새로운 원년으로 삼고자 합니다.”

윤석산(사진·74) 천도교 신임 교령은 7일 서울 천도교 중앙대교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취임 일성을 밝혔다. 윤 신임 교령은 일제강점기 당시 3·1 만세 운동을 이끌 정도로 강력한 위세를 자랑했던 천도교가 그간 쇠퇴 일로를 겪은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당시 천도교는 300만 교인을 자랑했고 이들이 많은 비용을 내서 3·1 운동을 일으킬 수가 있었다”며 “3·1 운동이 끝나고 일제가 민족 종교를 와해시키기 위해서 분열을 획책했다”고 강조했다. 이후 일제의 분열 정책이 성공하면서 천도교가 지난 한 세기 동안은 위축세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윤 교령은 “1924년 최제우 탄신 100년에 정점을 찍었고 이후 신구파 싸움으로 쇠약해져서 오늘에 이르렀다”며 “오늘날 천도교가 쇠락하는 것은 (3·1운동 때와 같은) 임팩트를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천도교는 1860년 최제우가 창시한 우리나라의 민족종교 ‘동학(東學)’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동학농민운동이 실패에 그친 후 동학 재건에 나선 3대 교주 손병희가 1905년 천도교로 개칭해 출범했다. 3·1 운동 이후 일제에 의해 탄압을 받았지만 이후 내부 분열도 교세 위축의 직접적 원인이 됐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연합뉴스


천도교는 최제우 탄생 200주년을 맞아 그의 가르침을 널리 알리는 데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윤 교령은 젊은이들도 고등학교 정도만 마치면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천도교 경전을 알기 쉽게 풀어 발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동경대전’과 ‘용담유사’ 등 재발간이 그 시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9월에는 천도교 중앙총부가 소장 중인 경전, 서적, 도첩, 문서 등 여러 자료를 전시하고 최제우 창시자의 일대기를 소재로 한 뮤지컬 ‘만고풍상 겪은 손’을 오는 10월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올려 대중을 상대로 천도교 알리기에도 나선다. 최제우 탄생 200주년을 나흘 앞둔 10월 24일에는 천도교중앙대교당에서 ‘수운 최제우 대신사 탄신 200주년 기념식’을 개최할 방침이다. 12월에는 21세기 ‘동학·천도교의 길’을 주제로 한 학술대회도 추진한다.

윤 신임 교령은 한양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은 시인이다. 한양대 국제문화대학장, 한양대도서관장,한국시인협회장, 한국언어문화학회장을 역임했다. 천도교 서울교구장, 천도교 교수회 회장, 천도교연구소장, 천도교중앙총부 현기사 상주선도사, 천도교중앙총부 교서편찬위원장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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