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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 해외 유출까지…러, 인구 감소로 고민

러, 출생아 20년 만에 최저 수준에 해외 이주 급증

생산 인구 부족 문제에 푸틴 비전도 흔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러시아가 점차 악화하는 인구 감소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국가가 앞장서 출생률 제고를 위한 개선책을 내놓고는 있지만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해외로 빠져 나가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문제 해결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7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국제연합(UN)은 올해 러시아 인구가 1억 4396만 명으로 지난해보다 0.34% 줄 것으로 추산했다. 러시아는 세계 9위 수준의 인구 규모로 평가받지만 2020년 1억 4562만 명에서 매년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러시아 통계 당국은 최악의 경우 국가 인구가 2046년 1억 3000만 명대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출생아 수가 급감하고 있는 데다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치르며 사망자까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실제 지난해 러시아 출생아 수는 126만 명으로 2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반해 지난 2년의 전쟁 기간 동안 최소 15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전쟁터에서 발생하는 사망자는 젊은 세대들의 비중이 높아 향후 인구 구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징집 기피 등 여러 이유로 러시아를 떠나려는 사람들까지 크게 늘고 있다. 연구기관 ‘리러시아’에 따르면 2022년 전쟁 이후 2023년 7월까지 92만 명의 러시아 시민이 해외로 이주했다. 출산 저하를 상쇄할 만큼의 외부 인구 유입이 어려운 환경이라는 의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지에서는 노동력 부족을 호소하는 곳들도 생겨나고 있다. 올 1월 기준 러시아 제조업체 중 약 47%가 직원이 부족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는 199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대외 이미지 타격도 심각한 수준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자신을 서방의 대안 세계를 주도하는 지도자로 내세우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인구가 줄어드는 현 상황은 그의 청사진을 근본적으로 부정한다는 해석이다. 러시아 인구통계 연구자 니콜라스 에버슈타트는 “러시아의 가장 성공적인 인구 프로그램은 인접 영토를 합병한 것”이라면서 “인적 자원 손실은 러시아의 미래를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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