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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햄릿·판소리 맥베스…셰익스피어의 끝없는 변주

현대 맞게 다양한 형태로 각색

정통성 살려 인간의 본성 전달

창극 '리어' 본토 英 공연 앞둬

국립극단 연극 '햄릿'. 사진 제공=국립극단




시대와 대륙을 넘어 사랑받는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다양한 모습으로 관객들을 찾는다. 인간의 본성을 탁월하게 표현해내며 인류의 고전으로 자리매김한 그의 작품들이 현대 사회상에 맞춰 변주되고 있다.

4대 비극 중 하나인 ‘햄릿’은 올 여름 두 가지 모습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국립극단은 7월 햄릿을 여성으로 뒤바꿔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올린다. 연출가 부새롬과 각색가 정진새가 작품에 참여해 작품의 색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원작의 기독교 세계관과 서양의 예법, 대사는 과감히 수정됐다. 여성 차별과 혐오적 요소도 삭제됐다. 대신 현대 한국 사회의 현실과 감각이 작품에 반영됐다. 정 각색가는 “원작이 대단하다는 이유로 이해가 되지 않는 연극을 수용해야 한다면 그것은 연극 본연의 매력을 외면하는 것”이라며 “동시대의 관객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타협 없이 각색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햄릿의 성별이 바뀐 만큼 오필리어는 남성으로, 호레이쇼 등 주변 인물의 성별도 바뀌었다. 클로디어스 등의 인물에게도 정당성을 부여해 선과 악의 경계를 모호하게 연출했다. 부 연출은 “그 누구도 완벽하게 악인이고 선인일 수 없다”고 말했다. 배우 이봉련이 햄릿 역을, 김수현이 클로디어스 역을 맡는다.

연극 '햄릿' 출연진. 사진 제공=신시컴퍼니


9일부터 9월 1일까지 서울 종로구 홍익대대학로아트센터에서도 연극 ‘햄릿’이 공연된다. 전무송·손숙·정동환·길용우 등 국내 연극계를 대표하는 원로·중견 배우들이 손을 맞잡았다. 나이와 성별에 관계 없이 배역을 캐스팅해 화제를 모았다. 햄릿은 강필석과 이승주,클로디어스는 정동환과 길용우, 유령은 이호재와 전무송, 손숙은 단역 배우를, 가수 루나가 오필리어 역을 맡았다. 손진책 연출은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400년 전에 쓰인 '햄릿'이 지금까지 공연될 수 있는 이유는 인류가 영원히 고민해야 할 문제가 그 안에 있기 때문”이라며 “이번 햄릿은 통시성은 그대로 가져오되 더 감각적이고 격조있는 현대의 햄릿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국립극장 연극 '맥베스'. 사진 제공=국립극장




또 다른 비극 ‘맥베스’도 새롭게 변신한다. 국립극장은 기획공연 연극 ‘맥베스’를 13일부터 16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무대에 올린다. 6인의 농인 배우가 연기하고, 4명의 소리꾼이 사건을 노래해 수어와 판소리로 맥베스를 재탄생시켰다. ‘맥베스’의 주요 독백을 각색했고, 시대도 현대로 옮겨와 정육점 가족들의 이야기로 재구성했다. 각색과 연출을 맡은 김미란은 “차갑고 잔혹한 언어로 쓰인 작품을 선보이고 싶었다”며 현대인의 잔혹함을 구현하는 데 작품의 초점을 맞췄다.

연극 '맥베스'. 사진 제공=샘컴퍼니


황정민·김소진·송일국 등이 출연하는 연극 ‘맥베스’는 다음달 13일부터 8월 18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황정민은 최근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요즘에 나와도 될 법한 이야기”라며 작품의 동시대성을 강조했다. 양정웅 연출은 “정통에 가깝게 만들 것”이라며 “양심의 주제를 깊이 있게 다뤄 현대인에게도 필요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국립창극단 창극 '리어'의 한 장면. 사진 제공=국립극장


우리 나라의 창극으로 변주된 국립창극단의 ‘리어’는 셰익스피어의 본고장 영국에서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 2022년 초연된 ‘리어’는 비극 ‘리어왕’을 원작으로, 우리 언어와 소리를 활용해 재창조한 작품이다. 인간의 욕망과 어리석음을 그린 2막 20장의 작품으로, 노자의 사상이 녹아 있다. 물의 철학인 노자의 사상을 표현하기 위해 총 20t의 물이 사용돼 인물의 내면을 그려 낸다. 리어는 10월 초 영국 런던 바비칸 센터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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