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 사상 최초 야당 단독 개원이라는 질타가 쏟아지는 가운데 원 구성을 놓고 여야가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면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협치’ 시험대에 올랐다.
그러나 우 의장이 7일 자정까지 상임위원 선임안을 제출하라고 요구해 더불어민주당이 예고해온 단독 원 구성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을 보이면서 협치라는 국회법 정신이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 의장은 7일 입장문을 통해 “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이 이뤄지지 않는 데 유감을 표한다”며 “국회의장은 마지막까지 원만한 원 구성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겠지만 국회법이 정한 시한을 지켜 원 구성을 마쳐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국회의장 주재로 열기로 한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 여당이 불참해 무산된 것을 비판한 것으로 민주당이 주장하는 법대로 원 구성에 대해 지지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앞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우 의장을 향해 “중립적으로 국회를 운영하겠다는 뜻을 읽을 수 없기 때문에 오늘 회동 제안이 있더라도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 응할 수 없다”며 우 의장의 행보에 불편함을 드러냈다.
앞으로의 관건은 여야 합의가 불발되면 원 구성의 최종 열쇠는 우 의장이 쥐게 된다. 국회의장이 본회의 개최와 상임위원장 투표 진행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21대 후반기 국회의장이었던 김진표 전 의장은 끝까지 여야 협의를 요구한 경우가 많아 친정 민주당으로부터 지탄을 받아왔다. 선명성을 내세워 당선된 우 의장으로서는 민주당의 요구를 외면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우 의장은 민주당 주장과 같이 ‘국회법대로’를 강조하고 있다. 취임 일성도 “국회법이 정한 시한을 지켜 원 구성을 마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우 의장의 태도에 대해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우 의장이 민주당만을 대변할 것인지, 국민의 의장으로서 협치를 이뤄내는 의장으로 기록될 것인지는 전적으로 우 의장의 판단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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