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이끄는 중도 우파 ‘유럽국민당(EPP)’이 승리를 거두면서 그의 연임이 유력해졌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유럽의 중도층은 여전히 건재하다”며 중도 정당들의 지지를 촉구했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6~9일(현지 시간)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의 윤곽이 드러난 9일 “강한 유럽을 위한 중도층에는 여전히 다수가 남아있다”며 “우리는 모두 안정에 관심이 있고 강력하고 효과적인 유럽을 원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나는 첫 임기 동안 강력한 유럽이 무엇을 이룰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며 “나의 목표는 친(親)유럽, 친우크라이나, 친법치주의자들과 함께 길을 나아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10일 발표된 선거 잠정 예측 결과에 따르면 유럽국민당은 유럽의회 전체 720석 가운데 191석(26.53%)를 얻을 것으로 추정됐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서 극우 정당이 득세했지만 1당 지위를 지킨 것이다. 이같은 결과는 집행위원장 연임에 도전하는 폰데이어라이엔 위원장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한다. EU 집행위원장 후보는 전체 27개 회원국 정상들로 구성된이사회가 유럽의회 결과를 고려해 지명한다. 지명을 받은 후보는 유럽의회 인준 투표를 거쳐 집행위원장에 최종 임명된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속한 유럽국민당이 유럽의회 다수당 위상을 유지한 가운데 2당 중도좌파 사회민주진보동맹(S&D)과 3당 중도 자유당그룹(RE)과 손을 잡으면 400석 이상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연대 세력 내에는 연임에 반대하는 의원들도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019년 집행위원장을 선출할 당시 EPP와 중도 좌파·자유 그룹에서 약 100명이 폰데어라이엔 당시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았다. 400석 이상을 확보하더라도 이탈표가 10%만 나와도 연임에 적신호가 들어온다. 이에 더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신임 집행위원장으로 마리오 드라기 전 이탈리아 총리를 밀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후보 선출과 관련해 불확실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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