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과 동시대에 살았더라면 그의 이름을 친근하게 부르며 교분을 나누었을 음악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번에 들을 수 있는 모든 곡은 베토벤과의 연결고리를 지닌 곡입니다.” (양성원 음악감독)
한여름을 대표하는 국내 대표 클래식 축제 평창대관령음악제가 올해는 악성(樂聖) 루트비히 판 베토벤의 이름인 ‘루트비히’(Ludwig!)를 주제로 열린다. 양성원 평창대관령음악제 예술감독은 1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노래한 베토벤처럼 저희도 축제를 통해 사회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다음달 24일부터 8월 3일까지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리조트 일원과 강원도 곳곳에서 열리는 다양한 공연들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축제의 포문을 여는 작품은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과 베토벤의 스승 하이든의 첼로 협주곡 D장조다. 양 감독은 “거장 첼리스트 미클로시 페리니와 토마스 체헤트마이어가 무대에 선다”고 소개했다. 페레니는 솔로 리사이틀 ‘오마주 투 베토벤’을 통해 바흐·달라피콜라·이반 에뢰드·코다이의 곡들도 선보인다.
큰 기대를 모으는 공연은 베토벤이 작곡한 유일한 오페라인 ‘피델리오’와 폐막 무대다. 평창페스티벌오케스트라와 올해 말코 지휘콩쿠르에서 우승한 지휘자 이승원이 호흡을 맞춰 피아니스트 엔리코 파체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 교향곡 3번 ‘영웅’을 들려준다. 이번 프로그램도 거장과 콩쿠르 우승자 등 신예 연주자들의 조화가 이뤄졌다.
이날 양 감독은 축제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양 감독은 “관객들이 조금 더 인류와 문화, 예술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강원도민들께도 무엇이라도 돌려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7살 때 야노스 슈타커의 공연이 아직까지도 생생히 기억난다”며 “여러 지역에서 온 어린 아이들이 아티스트들의 프로그램을 듣고 나중에 이 공연을 기억한다면 저한테는 어느 무엇보다도 소중한 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 의도에 맞게 수많은 프로그램들이 관객들을 맞이한다. ‘찾아가는 음악회’, 실내악 멘토십 프로그램과 마스터클래스, ‘찾아가는 가족음악회’와 특강이 인제·강릉 등 강원도 곳곳에서 개최된다. 양 감독은 “내면의 성장을 도모해 세계인이 찾아오는 축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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