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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특허로 쏘아 올린 스타워즈

김시형 특허청장 직무대리





우주항공청이 지난달 27일 세계 5대 우주 강국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출범했다. 새롭게 시작하는 우리나라 우주 정책의 컨트롤타워가 밤하늘의 별처럼 눈에 띄게 활약하기를 기대한다. 역설적이긴 하지만 별이 빛나는 평온한 밤하늘의 이면에서는 이미 치열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은 2019년 ‘우주군’을 창설했고, 올해는 병력을 9% 증강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위성망 공격에 맞서 미국 스페이스X사의 기술로 우크라이나군의 통신망을 복구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특정 위성을 파괴해 상대를 교란하는 ‘킬러 위성’을 개발하고, 일본은 킬러 위성을 감시하기 위한 ‘감시 위성’을 쏘아 올려 미국과 협력체계를 갖출 예정이다.

우리나라도 우주기술을 12대 국가전략기술의 하나로 선정해 범국가적 연구개발(R&D) 역량을 집중하는 기술분야로 주목하고 있다. 특허청도 이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기술과 특허는 상관관계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특허출원의 관점에서 본다면 2년 전 우리나라 누리호의 성공은 예견된 결과였다. 즉 세계 7번째로 위성과 발사체 기술을 모두 보유한 것은 우리나라의 우주기술 출원량이 세계 7위인 점에서는 지극히 당연한 귀결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세계 5대 우주 강국이라는 목표는 우리 연구소·기업이 우주기술 분야에서 얼마나 많은 특허출원을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허출원은 기술력과 자본이 모두 필요하기 때문에 출원량은 국가경쟁력을 확인하는 지표가 된다. 따라서 그 추이를 보면 급격한 발전이 이루어지는 기술분야인지를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반도체·2차전지 등 국가전략기술 분야가 대표 사례다. 우주기술도 최근 출원량이 증가하면서 머지않아 세계 6번째 다(多)출원 국가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우주기술 특허가 계속 증가한다면 특허청은 다른 국가전략기술처럼 우주기술을 특허심사 패키지 지원 대상으로 포함할 예정이다. 특허심사 패키지 지원이란 심사역량 확대, 우선심사 실시, 전담 심사조직 운영으로 이뤄지는 일종의 특허행정 혁신이다. 가장 먼저 반도체 분야에서 67명의 심사관을 증원했고, 지난해에는 주요국 최초로 ‘반도체심사추진단’이라는 전담 심사조직을 신설했다. 우선심사를 신청할 경우 평균 1.9개월만에 빠르게 심사결과를 제공하고 있다. 2차전지 분야도 올해 38명의 심사관 증원과 함께 우선심사 대상으로 포함했으며, 이달 중으로 2차전지 분야를 전담하는 3개의 심사과도 만들 예정이다.

특허심사 패키지는 우리 기업들의 빠른 특허 확보를 지원하고, 투자 유치나 시장 선점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는 기업이 기술개발에 재투자하고 새로운 특허를 창출하는 선순환을 일으키며, 이러한 선순환은 전체 산업의 국가경쟁력을 높인다. 우주전쟁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우리 기업의 우주기술에 특허라는 보호막을 입혀 우주 산업 전체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우주기술 수준을 관련된 특허출원으로 가늠하는 현실에서 우주특허는 미래의 우주전쟁 시대를 대비하는 디딤돌이 될 것이다. 좋은 특허로 무장된 우리 기업과 함께 세계 5대 우주 강국으로의 힘찬 나래를 펼치는 꿈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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