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앞두고 G7에 한국과 호주를 포함시켜 G9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12일(현지 시간) ‘G7 재구상’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새로운 시대에 발맞춘 G7의 변화를 촉구하면서 “G7은 한국과 호주를 포함해 회원국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한국과 호주가 G7 정상들이 선정한 우선 과제 아홉 가지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이는 만큼 기준에 충족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과제 아홉 가지 분야는 인도태평양, 경제 회복력과 안보, 식량안보, 디지털 경쟁력, 기후, 우크라이나, 지속 가능한 개발, 군축 및 비확산, 노동 등이다.
보고서는 “각각 세계 13위와 12위 경제국인 한국, 호주 모두 신뢰할 수 있고 책임 있는 공공재 공급자로 제1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이후 모든 주요 전쟁에서 민주주의와 규칙 기반 질서의 편에서 싸웠다”고 평가했다. 특히 한국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에 경제 및 간접 군사 지원을 제공하는 주요 국가이며 신흥 기술 공급망 보호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CSIS는 현재 세계경제와 인구에서 G7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든 만큼 G7의 역량과 정당성을 강화하기 위한 개혁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G7은 1992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66.9%를 차지할 정도로 위상과 비중이 높았으나 2022년에는 43.4%로 낮아졌으며 세계 인구의 9.8%만 포함하고 있다.
G7의 지나친 유럽 편향을 한계로 지목하며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인도태평양 국가인 한국과 호주를 추가하고 현재 G7의 9석 중 2석을 차지한 유럽의회와 EU 집행위원회를 1석으로 통합하면 유럽과 아시아의 균형이 어느 정도 맞춰진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미중 간의 지정학적 경쟁과 두 개의 전쟁으로 인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주요 20개국(G20), 세계무역기구(WTO) 등의 기능이 사실상 마비됐다면서 G7을 확장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대안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G7은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일본 등 7개 민주주의 국가와 유럽연합(EU)을 포함하며 세계무역과 국제금융제도를 좌지우지하는 선진국 그룹이다. 올 4월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을 설계하는 ‘아미티지·나이’ 보고서에서도 한국과 호주를 G7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제언이 나오는 등 미 정치권 및 학계에서 G7 확대 주장이 이어지고 있어 구체적인 변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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