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주년을 맞은 장수 프로그램 '슈돌'이 새로운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찾는다. 스튜디오 토크 형식으로 아빠들과 육아에 대한 비하인드스토리를 듣게 된다. 여기에 새로운 MC로 최지우와 안영미가 호흡을 맞춰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는다.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S 신관 아트홀에서 KBS2 예능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돌') 11주년 기념 리뉴얼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김영민 PD, 배우 최지우, 방송인 안영미, 김준호, 제이쓴이 참석해 프로그램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슈돌'은 2013년 처음 방송된 이래 10년간 국민의 사랑을 받았다. 추성훈과 추사랑, 송일국과 삼둥이를 비롯해 이동국과 오남매, 샘 해밍턴과 윌벤 형제, 사유리와 젠, 김준호와 은우-정우 형제, 제이쓴과 준범 등 육아에 익숙하지 않은 부모가 아이를 통해 행복을 알게 되고,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새롭게 조명하며 프로그램이다. 특히 저출생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요즘 '슈돌'은 사랑스러운 아이들과 슈퍼맨들의 성장기로 '출생 장려 프로그램'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슈돌'은 기존 내레이션 진행 형식에서 스튜디오 토크 형식으로 바뀐다. 이에 따라 오는 16일 방송부터 소유진에 이어 '슈돌 안방마님'으로 최지우와 안영미가 합류한다. 또 최근 변화된 가족의 형태를 반영해 워킹맘에서 다둥이 가족까지 다양한 육아의 형태를 제시한다.
김 PD는 프로그램 형식을 변화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크게 그림을 바꾸고 싶어서 변화를 둔 건 아니었다. 시청자 입장에서 보고 싶었던 건 아이들을 키우는 아빠들이 VCR에만 머무는 게 아니라 스튜디오 안에서의 모습일 수도 있겠다 싶더라"며 "비하인드에서 아이들이 크고 있는 아빠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만들었다"고 말했다. 제이쓴은 "스튜디오 토크 형식으로 바뀌니까 '아 그때 내 아이가 저런 상황에서 저렇게 행동했구나'를 이해가 됐다. 많은 분들이 더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준호는 "놓치는 부분을 한 번 더 볼 수 있는 게 좋다. VCR을 보면서 당시의 상황과 감정을 부연 설명할 수 있어서 더 좋다"고 감사했다.
가장 큰 변화는 최지우와 안영미의 합류다. 김 PD는 MC들에 대해 "결혼 잘하고 아이 잘 키우는 선배들 보면 따라가고 싶지 않냐. 우리도 훌륭하게 아이 키우고 있고, 행복하게 사는 분들을 찾은 것"이라며 "섭외했다기 보다 두 분이 우리를 선택해서 좋은 모습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최지우와 안영미는 MC를 수락한 이유를 공개했다. 최지우는 "애기가 많이 크진 않지만, 내가 우왕좌왕했던 경험담도 들려줄 수 있을 것 같았다. 공감할 수 있고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서 선택했다"고 말했다. 안영미는 "일을 할 수 있음에 정말 감사해서 하게 됐다. 혼자 육아를 하다 보니까 육아에 대해 무지하더라"며 "육아에 대해 배우고자 출연하게 됐다"고 했다.
MC 호흡은 최고라고. 최지우는 "평소 안영미의 팬이라 안심이 더 됐다"고 미소를 보였다. 안영미는 "최지우와 내가 비슷한 점이 많더라. 최지우가 다른 방송에서 '원래 개인주의였는데 아이를 낳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졌다'고 말하는 걸 들었는데, 그게 비슷했다"며 "최지우의 아이가 4살이고, 나는 11개월이다. 편하게 육아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다 싶었다"고 했다.
최지우와 안영미는 육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을 꼽았다. 최지우는 "애기가 갑자기 아팠을 때다. 워낙 애기가 건강했지만, 갑자기 열이 이유 없이 날 때는 제정신이 아닌듯한 느낌"이라며 "버선발로 애 안고 병원에 간다는 게 어떤 말인지 알 것 같다"고 떠올렸다. 안영미는 "아이는 아픈데 제가 해줄 수 있는 게 없을 때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미온수로 열 내리게 닦아주는 거라 가장 답답하고 무기력해진다"고 털어놨다.
비혼주의가 만연하고 출생률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슈돌'은 큰 의미를 갖는다. 출연자들은 출산과 육아로 달라진 일상을 밝히며 출산과 육아를 권장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지우는 "출산과 육아가 여자들에게 훨씬 더 힘들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 아이와 함께 부족한 부분을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아이가 주는 행복 또한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안영미는 "아이를 낳고 나니까 세상에 감사하다. 우선 순위가 달라진다"며 "그 당시에 몰랐지만 과거에 나는 일에 많이 몰두했고, 일이 나의 전부였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정말 많이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에는 행복해도 행복한지 몰랐다. 그렇게 살아왔는데 아이를 낳고 나니까 우선순위가 달라지더라. 이런 경험을 모든 국민들이 다 알았으면 좋겠다. 오늘 다 착상에 성공하고 임신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제이쓴은 "육아는 케어라 힘듦이 있을 수 있지만 행복은 어떤 걸로도 바꿀 수 없다. 출산과 육아는 해봐야 한다"며 '꼭 임신 성공하고 출산도 잘해서 육아를 즐겁게 다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김준호는 "아이를 낳고 난 후 나와 아내가 웃음이 많아졌다. 선수 생활 때는 어떤 목표를 위해 달려가고, 경쟁해서 차가운 이미지였다면, 지금은 웃는다"며 "부모도 성장한다"고 했다.
'슈돌'은 현재 2~3%(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김 PD는 "목표는 5%다. 육아 자체에 대한 관심이 떨어져서 걱정하고 있다"며 "아이를 좋아하는 게 케이팝 팬들이 팬덤으로 좋아하는 소수 취향이 되는 걸 경계하고 있다. 시대의 흐름을 극복할 순 없지만, 아이에 대한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슈돌'은 매주 일요일 오후 9시 15분에 방송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