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자체 기술력으로 제작한 고속철도(KTX)가 사상 처음으로 해외에 수출된다. 프랑스에서 기술이전을 받은 지 30년, 상업운전을 시작한 지 20년 만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우즈베키스탄 국빈 방문을 계기로 한국 기업의 중앙아시아 진출이 대폭 늘게 됐다. ★관련 기사 3·6면
윤 대통령은 14일(현지 시간) 샵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크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 심화, 고속철도 수출 계약, 핵심 광물 공급망 파트너십 강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양해각서(MOU)와 계약 등 17건을 체결했다.
윤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즈베크에 대한 한국의 고속철 차량 수출 계약이 체결됐다”며 “우리 기술력으로 개발한 고속철 차량의 첫 수출 사례로 고속철도 운영 등 양국 철도 분야 전반의 협력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로템(064350)은 우즈베크 철도공사와 고속철도 6편(총 42량)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총 2700억 원 규모로 공급 차량은 시속 250㎞급 ‘KTX-이음’이다. 우즈베크 정부는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 2억 달러(약 2760억 원)를 유치해 구입 자금을 조달한다. 현대로템은 차량 수출뿐 아니라 경정비 2년, 중정비 9개월 등 유지 보수도 함께 제공한다.
한국철도공사와 현대로템, 우즈베크 철도공사는 이와 별도로 ‘철도 협력 MOU’를 체결했다. 고속철도 운영과 유지 보수 기술 교류, 인력 양성 및 건설 지원 등 토털 솔루션을 제공한다. 우즈베크 정부는 고속철도를 타슈켄트~부하라(590㎞) 등 총 1216㎞ 구간에서 운행할 예정이다. 동북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실크로드’의 핵심 지역에서 한국의 고속철도가 승객 운송과 물류의 새로운 대동맥으로 부상하는 셈이다.
양국은 아울러 에너지 인프라 분야에서도 협력한다. 우즈베크 지역난방 현대화 약정을 통해 한국지역난방공사(KDHC)와 국내 건설사의 현지 시장 진출 길이 열렸다. 자원 부국인 우즈베크와 핵심 광물 공급망 파트너십도 강화된다. 핵심 광물 탐사부터 개발·정련·제련·활용까지 전 주기 협력 및 기술협력, 인적 교류 등 종합적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경제성이 확인되면 우리 기업이 우선 개발과 생산에 참여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