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의 새 사령탑을 뽑는 7·23 전당대회 일정표가 구체화되면서 당권 주자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쏟아지는 여권 잠룡들의 견제구에도 당내에서는 ‘어당한(어차피 당 대표는 한동훈)’ 기류가 형성된 가운데 차기 지도부 구성의 관건은 최고위원 경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출마 결심을 굳힌 한 전 위원장은 전당대회 경선에 함께 나설 러닝메이트 선정을 두고 고심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친한(친한동훈)계 좌장 역할을 맡는 장동혁 의원이 주축이 돼 최고위원 후보군을 물색 중으로 알려졌다. 후보군으로는 장 의원과 비대위 멤버인 김형동·박정하·한지아 의원 등을 비롯해 고동진 의원도 하마평에 오른다. 청년최고위원으로는 김예지 의원과 김준호 노원을 당협위원장 등이 언급된다. 한 전 위원장은 출마를 고민하는 친한계 후보군들에게 “지금처럼 힘든 시기에는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고 언급했다고 한다.
원외 인사로 당내 입지가 불안정한 한 전 위원장으로서는 ‘믿을 맨’들로 채워진 지도부 구성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당 최고 의사 결정 기구인 최고위원회의는 대표를 포함한 9명의 위원들로 꾸려지는데 친윤(친윤석열)계로 분류되는 추경호 원내대표와 정점식 정책위의장은 당연직 위원으로 들어간다. 당 대표의 안정적 의결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본인과 당연직 최고위원을 제외한 선출직 최고위원 3명을 ‘내 편’으로 확보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준석 지도부’를 내려앉혔던 당헌·당규 규정도 고려 사항이다.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4명이 사퇴하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당내 경선은 ‘조직력’에 크게 좌우될 수밖에 없다는 점은 친한계의 약점으로 꼽힌다. 영남권의 한 재선 의원은 “친한계 중에서 최고위원에 도전할 만한 전국적인 인지도가 있는 인물이 어디 있느냐”고 지적했다.
친윤 의원들 사이에서는 “최고위원 지분 싸움에서 밀리면 안 된다”는 공감대가 이뤄져 있다. 다만 장제원 전 의원과 이철규 의원 이후 마땅한 구심점이 없는 터라 교통정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비대위원인 유상범 의원을 비롯해 김정재·조정훈 의원이, 청년최고위원으로는 30대 ‘친윤’ 조지연 의원이 물망에 오른다.
계파색이 희미한 제3의 후보들이 어느 진영에 포함될지도 관심사다. 김재섭 의원의 경우 스스로는 당권 도전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김 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삼기 위한 물밑 신경전도 펼쳐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한 전 위원장의 출마가 가시화되자 그를 향한 견제도 거세지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총선을 망친 주범들이 당권을 노린다고 삼삼오오 모여 난리를 치니 참 뻔뻔하고 어이없는 당이 돼가고 있다”며 한 전 위원장의 출마에 대해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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