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폐교 부지에 노인요양시설 조성을 추진한다. 인구 변화 대응을 위한 인구정책 연구센터를 꾸리고 첨단 기술을 활용한 인력난 대책 마련에도 나섰다. 우리나라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세계 최저 수준인 0.55명을 기록하고 2026년 초고령 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율 20%) 진입을 앞두고 있는 등 저출산·고령화에 맞춘 대응책 마련에 나선다는 취지다.
서울시는 16일 인구정책 연구기관을 산하 기관으로 신설하고 정책·사업에 인구영향평가를 도입하는 등 30대 핵심 과제가 담긴 ‘인구정책 기본 계획’을 발표했다. 인구정책 추진 방향은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 △콤팩트 도시 조성 △건강·활력 생활 보장 △탄생 응원 지원 등이다. 인구정책 기본 계획은 시 인구변화대응위원회 자문과 서울연구원의 분석을 거쳐 마련됐다. 인구정책 기본 계획은 5년마다 수립하는 최상위 인구 전략 계획이다. 2년 전 시행된 관련 조례에 따라 이번에 처음 수립됐다.
시는 우선 도시 문제 전문 연구 조사 산하 기관인 서울연구원에 인구정책 전담 연구 조직인 ‘인구정책연구센터’를 신설했다. 이달 1일 연구원과 전문가 13명으로 출범해 앞으로 새로운 정책 의제 발굴과 구체적 연구 등을 수행한다. 또 폐교 부지를 우선적으로 확보해 요양시설 등 인구 변화 대응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초중고 폐교 부지는 돌봄·일자리·교육 등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소유권을 갖는 방식을 논의한다. 현재 서울의 폐교는 8개소(초등 2, 중등 1, 고등 5)다. 디자인 교체 등 비선호 시설로 인식되는 요양시설을 복합 시설로 조성해 어린이집처럼 생활 필수 시설로 인식되도록 ‘2040 도시기본계획’도 재정비한다. 185개소인 노인 보호 구역을 2028년까지 250개소로 늘리고 노인요양시설도 확충한다. 고령 1인 가구 특성을 고려한 복지 서비스도 발굴하는 등 건강하고 활력 있는 노인 생활을 보장한다는 취지다.
시는 인구 감소가 상수가 된 시점에 재정·복지·주택·일자리 분야에서 인구 변화에 대한 대응력도 높인다. 경제활동인구를 늘리기 위해 사회복지 서비스업 종사자를 중심으로 정년 연장 방안을 연구한다. 시는 2031년이 되면 전국 사회복지업 인력이 58만 4000명 부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늘어나는 수명을 고려해 신규 복지 사업을 도입할 때 노인 기준을 현행 65세에서 60~80세 등 유연하게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간병 등 돌봄 분야 외국 인력을 늘리기 위해 2025년부터 준전문인력 취업 학교를 운영하고 정부와 협력해 고용허가제(E-9)를 통해 외국 인력 취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올 9월까지 서울의료원에 혈액·검체·약체 이송 로봇을 도입하고 연내 서울어린이병원에 재활 치료 로봇과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인력 부족 해결 방안도 마련한다.
저출산 완화를 위한 투자도 시가 고려 중인 핵심 사업이다. 한 해 70만 명 이상 태어난 1991~1995년생이 주 출산 연령대에 진입한 만큼 향후 5년이 흐름을 바꿀 기회로 보고 양육 친화적인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기업 인센티브를 늘리기로 했다. 입찰 시 기업의 육아친화제도 운영 현황을 반영해 가점을 준다.
시는 보건복지부와 협의해 양육 지원 사업의 소득 기준 폐지도 추진한다. 또 출산휴가 사각지대인 자영업자 및 프리랜서 임산부에게 출산 급여 90만 원을 지원하고 비혼 출산 가구에 대한 차별 완화 방안에 대한 연구를 추진할 예정이다. 올해부터 3년간 신혼부부에게 공공주택 4396호를 공급하는 등 주택 지원 정책도 이어간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 인구정책 기본 계획은 새로운 관점에서 인구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출발점”이라며 “효과 높은 인구정책에 집중 투자하고 사회적 공론화가 필요한 정책과제를 지속해 제안하면서 정부와 소통하고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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