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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해도 돼…존재 자체로 화음이니까" '다리꼬지마' 이후 10년 악뮤가 K팝에 더한 빛깔

지난 15~16일 악뮤 10주년 '10VE' 콘서트

체조경기장 채운 2만1000여명의 관객들

10주년 아우르는 한편의 뮤지컬 연상케 해

아이유, 이효리 게스트로 나타나 응원 보

16일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KSPO 돔)에서 열린 ‘10VE’ 콘서트에서 악뮤가 10년 전 오디션 프로그램에서의 모습을 재연하면서 공연하고 있다. /사진 제공=YG




2013년 한 지상파의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악뮤가 자작곡 ‘다리꼬지마’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제공=SBS


‘다리꼬았지. 배배꼬였지. 발가락부터 시작된 성장판 닫히는 이 기분’

11년 전 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순박한 모습으로 나타난 열 일곱, 열 네 살의 이찬혁, 이수현 남매는 반주가 시작되자 다리를 꼬면서 도발적인 화음을 냈다. 이전 K팝에는 없었던 색깔을 내는 ‘국민 남매’의 등장에 환호했던 순간을 아직도 많은 이들이 기억하고 있다.

지난 16일 악동뮤지션(AKMU)의 ‘10VE’ 콘서트가 열린 서울 송파구 올림픽 체조경기장(KSPO 돔)은 응원봉의 초록 빛으로 뒤덮였다. 1만여명의 팬들은 새소리를 들으며 차례차례 입장했다. 두 개의 초록빛 동산으로 이뤄진 무대가 호젓한 숲속 피크닉 분위기를 냈다. 초록초록한 풀밭 앞에서 남매가 웃음 짓고 있는 첫 데뷔 앨범 ‘플레이(PLAY)’의 앨범 재킷이 떠올랐다.

감회도 잠시 커다란 언덕에서 십여명의 실루엣이 나타났다. 해가 떠오르는 것 같은 배경 속에 지평선의 점처럼 보이는 이들이 내는 소리는 아름답고 또 웅장했다. 첫 선곡은 어린이 합창단이 부르는 ‘오랜 날 오랜 밤(2017년)’이었다.

악뮤의 십 주년은 하나의 축제였다. 데뷔 10주년을 맞아 진행한 콘서트에서 밴드와 오케스트라는 웅장함을 더했고 뮤지컬 배우들은 안무를 맡아 넓은 무대를 허전하지 않게 채웠다. 오디션 데뷔까지 포함하면 십년이 넘는 역사를 하나로 완성한 뮤지컬 무대 같았다.

/사진 제공=YG




/사진 제공=YG


팬들로서는 악뮤가 지난 10년 간 K팝에 어떤 색깔을 더해줬는지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셋리스트의 면면을 보면 어느 하나 악뮤답지 않은 노래들이 없었다.

‘그렇게 날 못생기게 만들고 싶었니. 못생겼다 못생겼다 하면 못생겨지는 줄 알았니 (못생긴 척 中)’, ‘내 편이 되는 것 free, 안티(anti) also free (프리덤 中)’ 첫 데뷔 앨범 ‘플레이’로 시작해 ‘사춘기’, ‘항해’, ‘넥스트 에피소드’ 등을 거쳐 악뮤가 다다른 곳은 사랑과 응원이었다. 이달 발매한 미니 앨범 ‘러브 에피소드’의 대표곡인 ‘히어로(Hero)’를 부르기 직전 찬혁은 말했다. “모두가 내가 최고야 외치는 시대에 ‘아니 네가 최고야. 네가 나의 영웅이야’하고 말해주고 싶었어요.”

/사진 제공=YG


악뮤는 지난 십 년간 바람 잘 날 없는 연예계에서 잡음 없이 한결 같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십대에서 이십대로 성장하는 그들로서는 쉽지 않았던 시간들도 짐작케 했다. 수현은 찬혁의 군 입대 시절 준비했던 미발매 곡 ‘리멤버(Remeber)’를 이번 콘서트에서 선보였다. 데뷔 초창기의 수현과 10년차 가수 수현이 번갈아가며 나오는 인터뷰 끝에 수현은 10년 전의 수현에게 말한다. “칠흑 같은 어둠이라고 생각했던 순간도 모두 반짝이고 예뻤다는 것을 잊지마.” 이윽고 수현이 부른 리멤버의 가사 ‘구겨졌던 마음들을 하나씩 펴볼까. 마음껏 웃어도 돼. 더 웃어도 돼. 눈길 닿는 건 다 담아도 돼’와 이어지면서 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첫 콘서트 때 게스트로 나온 아이유도 나와 응원의 마음을 보탰다.

/사진 제공=YG


이들의 십 주년은 지난 십 년과 결별하는 의식이기도 했다. 무대 중간에 K팝스타 오디션 당시의 모습을 재연하며 동굴 세트 안에서 노래를 부른 이들은 “이제 악동뮤지션에게 ‘안녕’하고 인사해줄까요”하면서 동굴 밖으로 나왔다. 다음 십 년은 지금까지와 다른 악뮤가 될 것이라는 예고이기도 했다. 10대를 지나 20대의 중후반에 서 있는 이들은 더욱 커지고 있다. 생동감있게 변화하는 두 사람의 존재 자체가 K팝에는 새로운 화음이었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어 ‘앙코르’를 소리 높여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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