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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재명 사당화’ 당헌 개정, ‘민주’ 당명이 부끄럽지 않나


더불어민주당이 17일 중앙위원회를 열고 당헌을 개정해 대선에 출마하려는 당 대표가 선거일 1년 전까지 사퇴하도록 한 25조 규정을 사실상 무력화했다. ‘특별하고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에는 당무위원회의 의결로 당 대표 및 최고위원의 사퇴 시한을 달리 정할 수 있다’는 예외 조문을 88조에 끼워넣은 것이다. 이로써 민주당이 14년 동안 지켜온 당권·대권 분리 원칙은 크게 훼손됐다. 중앙위원회는 여기에 더해 ‘뇌물 등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를 자동 정지하는 당헌 80조 규정도 폐지했다.

당헌 25조는 당내 권력의 독식을 막고 견제와 균형 차원에서 만들어졌다. 또 80조는 민주당이 새정치민주연합이었던 2015년 당시 깨끗한 정치를 하겠다며 도입한 규정이다. 민주당이 이 같은 당헌 정신을 허문 것은 여러 갈래 사법 리스크에 휩싸인 이재명 대표의 연임 및 차기 대선 출마 길을 열어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니 “위인설법(爲人設法)을 통해 이재명 대표 사당(私黨)을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실제로 민주당은 지난달 25일 당헌 개정 시안을 사전에 공개하면서 88조의 당권·대권 분리 예외 규정 신설 이유에 대해 ‘‘대통령 궐위 등 대선 관련 규정 정비’라고 명시했다. 정당이 당헌까지 누더기처럼 만들면서 당 대표의 ‘방탄 친위대’처럼 활동하는 것은 제왕적 총재가 당을 쥐락펴락했던 ‘3김 시대’에도 찾아보기 어려운 정치적 퇴행이다.

거대 야당은 당내 민주주의 훼손도 모자라 검찰·법원뿐 아니라 언론을 겨냥한 공격도 퍼붓고 있다. 특히 민주당 의원들은 이 대표가 연루된 쌍방울그룹의 대북 송금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을 수사하겠다며 특별검사법을 발의했다. 검사·판사를 겨냥한 ‘법 왜곡죄’ 신설 입법도 준비하고 있다. 이 대표는 최근 대북 송금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자신을 제3자 뇌물죄 등으로 기소했다는 사실을 보도한 언론을 향해 “검찰의 애완견”이라고 비난했고, 같은 당 양문석 의원은 한술 더 떠 “기레기”라고 거들었다. 민주당이 이처럼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 등 헌법가치를 흔드는 것은 ‘민주’를 앞세운 당명을 부끄럽게 하는 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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