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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경제 全분야서 장기협력…'밀담 산책'서 '위험한 거래' 가능성

■푸틴-김정은 19일 정상회담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 전망

푸틴 "상호 결제체계 발전" 언급

루블화로 국제제재 무력화 의도

정상회담 이어 단독 친교산책도

무기지원·위성기술 등 논의할듯

美, 한반도 안보 영향 예의주시

빅터 차 "한국전쟁 이래 美에 최대위협"





북한과 러시아가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 체결을 예고한 것은 두 나라의 관계가 다방면에 걸쳐서 가까워진다는 의미가 있다. 통상 ‘전략 동반자’는 높은 수준의 양자 협력 관계를 말한다. 세부적으로 ‘포괄적’은 양측이 협력의 범위나 깊이 면에서 제한을 두지 않겠다는 것이고 ‘전략적’은 개별 사안을 넘어 장기적으로 큰 틀의 협력을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실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8일 노동신문 기고에서 “북한이 우크라이나 특수 군사작전을 굳건히 지지하는 것을 높이 평가한다”며 “우리는 공동의 노력으로 쌍무적 협조를 더 높은 수준으로 올려세우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와 포괄적 전략 동반자를 맺고 있는 나라는 베트남과 이집트·몽골·남아프리카공화국 정도다.

세부적으로 북러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결제통화 측면에서 가시적인 성과물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의 통제를 받지 않는 무역 및 상호 결제 체계를 발전시키고 일방적인 비합법적 제한 조치들을 공동으로 반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서 ‘상호 결제 체계 발전’은 양측이 무역결제에서 달러화가 아닌 러시아 루블화나 북한 원화를 사용함으로써 국제사회의 제재를 무력화시키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북러는 국제사회의 금융 제재로 달러화 중심의 국제금융 및 무역결제 시스템에서 배제돼 있다. 앞서 양국은 2014년 경제공동위원회를 열고 루블화를 교역의 주요 통화로 삼기로 합의했지만 북한의 달러 선호 경향으로 진전이 없었다.

아울러 양국은 우주·에너지·철도 분야에서의 협력 의지도 공개적으로 천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순방에 러시아 측의 에너지 부문 부총리, 연방우주공사 사장, 철도공사 사장 등이 동행했는데 모두 2000년 푸틴 대통령의 순방 때는 함께하지 않은 인사들이다. 통일부의 한 관계자는 “우주기술 협력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19일 예정된 북러 정상의 단독 친교 산책에서 민감한 현안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보좌관은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며 “둘만의 밀담을 나눌 것”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밀담 산책’에서 양측은 러시아가 원하는 북한의 포탄 등 군수물자 지원 방안, 북한이 원하는 정찰위성 ,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핵 추진 잠수함 기술 이양 방안 등 ‘위험한 거래’를 논의할 수 있다. 또 1995년 폐기된 ‘유사 시 군사 자동 개입’을 반영한 상호방위조약 혹은 군사동맹에 대한 논의도 오갈 가능성이 있다.



푸틴 대통령은 18일 밤 늦게 평양에 도착한 만큼 19일 굵직한 일정을 소화한다. 크렘린궁 발표에 따르면 공식 환영식과 의장대 사열을 한 후 회담을 시작한다. 회담 후 양측은 공동 문서에 서명한 후 언론에 이를 직접 발표한다. 김 위원장이 언론 앞에 서는 것이어서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양측은 공연을 관람하고 푸틴 대통령은 6·25 전쟁 당시 전사한 소련군을 추모하는 해방탑에 헌화도 한다.

미국은 높은 경계감을 드러냈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 소통보좌관은 17일(현지 시간) “북러 양국의 관계 심화를 우려하고 있다”며 “이는 단지 북한 탄도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용되기 때문만이 아니다. 한반도 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북러 간) 상호주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커비 보좌관의 이 같은 발언은 북한이 미사일을 러시아에 제공하는 것에 대한 대가로 한반도 안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러시아의 대북 군사 지원이 이뤄질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우리는 현재로선 북러 협력의 범주와 결실을 목도한 것은 아니다”며 “우리는 분명 매우, 매우 긴밀히 그것을 주시할 것”이라고 했다.

미 언론들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중러 관계 심화로 미국의 대북 정책이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북한이 미국 본토를 직접 위협할 역량을 러시아로부터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북러 정상회담을 “한국전쟁 이래 미국의 국가 안보에 대한 최대 위협”으로 규정했다.

차 석좌는 북한이 러시아에서 ICBM과 군사위성, 원자력 추진 잠수함 기술을 받을 경우 “김정은이 미국의 선제공격으로는 제거하기 어려울 핵전력으로 미국 전역을 겨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중 간의 전략 경쟁 및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고사 위기에 몰렸던 북한의 지정학적 가치가 급부상했다는 분석도 이어진다. 미 싱크탱크 카네기국제평화기금의 안킷 판다 연구원은 “중국과 러시아라는 후원자가 있는 북한이 미국과 관계를 맺을 동기가 거의 없다”면서 “이는 냉전 종식 이후 북한에 찾아온 가장 큰 전략적 기회”라고 밝혔다.

/워싱턴=윤홍우 특파원 seoulbird@sedaily.com, 이태규 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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