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극우 국민연합(RN)의 조르당 바르델라 대표가 극우 정치에 반대하며 젊은 층의 투표 참여를 독려한 축구 국가대표 주장 킬리안 음바페를 맹비난했다.
바르델라 대표는 18일자(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과 인터뷰에서 "나는 음바페를 존경하지만 생계유지에 어려움이 없는 백만장자인 그가 큰 고통에 처한 프랑스인에게 설교하는 걸 보면 거북하다"고 비판했다.
앞서 16일 음바페는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극단주의가 권력의 문 앞에 있는 것을 분명히 본다"며 "나라의 미래를 선택할 기회를 가진 모든 젊은이가 투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총선 2차 투표가 예정된) 내달 7일에도 이 유니폼을 입고 자랑스러워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바르델라 대표는 "나는 프랑스 국가대표팀 유니폼이 정부의 유니폼인 줄 몰랐다"고 비꼬았다. 음바페가 현 집권 여당 편에서 극우 비판에 나섰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RN이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차기 총리로 유력하게 꼽히는 바르델라 대표는 정부 운영에 대한 청사진도 내놨다.
그는 "국가 회계와 거리를 모두 정상화하는 게 내 포부"라며 총리가 되면 몇 주 내에 "회계 감사원과 경제학자 등으로 구성된 독립 위원회를 꾸려 국가 회계 감사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국가 경제를 '재무장'하겠다는 것이다.
프랑스는 지난해 재정 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5.5%에 달해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11년 만에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낮췄다.
바르델라 대표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국내 반대 여론에도 밀어붙인 정년 연장 연금 개혁에 대해 "경제적으로 비효율적이고 사회적으로 불공평하다"며 "가을부터 폐지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RN은 정년을 62세로 환원하고 20세 이전에 일을 시작한 이들은 40년 연금을 납입한 경우 60세에 퇴직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또 사회 안전 보장 차원에서 외국인 추방 절차와 기간을 단축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프랑스 땅에서 태어난 외국인에게 일정 조건 충족 시 프랑스 국적을 부여하는 속지주의를 폐지하고 불법 이민자에 대한 국가 의료 지원을 '중요 응급 상황'에만 지원하도록 바꾸는 등 이민 관련 긴급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이 법안대로라면 아프리카 이민자 부모에게서 태어난 음바페와 같은 이민 2세는 프랑스 국적을 취득하지 못할 수도 있다. 서민 생활 안정을 위해선 전기, 가스 등 에너지에 부과되는 부가가치세를 현재 표준 요율 20%에서 5.5%로 인하하겠다고도 공약했다.
바르델라 대표는 대통령과 다른 정당 소속으로 이런 정책들을 실현하기 위해선 강한 의회가 필요하다며 총선에서 절대 과반수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상대적 다수당인 상태의 동거 정부가 프랑스인의 일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을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아무도 없다"며 "우리에게 기회를 주려면 우리를 절대다수로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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