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스니커즈 브랜드인 골든구스가 밀라노 증시 상장을 앞둔 18일(현지시간) 돌연 일정을 연기하기로 했다. 최근 유럽 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급격히 커지며 시장 불안이 커지고 있는데 따른 결정이다.
골든구스 소유주인 사모펀드 퍼미라는 이날 성명을 내고 기업공개(IPO) 일정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퍼미라 측은 “이달 유럽의회 선거와 프랑스 조기 총선 소집에 따라 시장 상황이 심각하게 악화됐다”고 이유를 밝혔다.
실제 전문가들은 이달 유럽의회 선거 이후 시장 상황의 변동성이 지나치게 커졌다고 보고 있다. 한 투자자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모든 징후가 유럽에서 신중하게 행동할 것을 말한다”며 “우리 중 일부는 겁을 먹은 것도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원하는 밸류에이션을 받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실제 연기 결정은 19일 공모가 확정 발표 직전에 내려졌다. 한 소식통은 “하루 종일 열띤 논의 끝에 최종 (연기) 결정됐다”면서 “공모가 걱정도 있지만 IPO 이후 시장에서 평가절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탓”이라고 설명했다. IPO를 그대로 추진했으면 공모가가 시장 밴드의 하단에 위치할 가능성도 높았다. 한 관계자는 FT에 “주당 9.75유로 정도에 가격이 책정됐을 것이며 ‘공정한 가격’”이라고 말했다. 유럽 증시 악화로 유사 종목들의 변동성이 커진 것도 악영향을 미쳤다.
당초 골든구스는 이번 IPO로 6억 유로 상당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었다. 지난주 인베스코가 1억 유로를 투자하면서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다. 골든구스는 지난 1분기 전 세계 럭셔리 부문의 판매가 둔화하는 가운데서도 매출이 12% 증가하는 등 기업 경영은 순조롭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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