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연 2.0%를 기록하며 3년 만에 처음으로 중앙은행의 목표치까지 하락했다.
영국 통계청(ONS)은 19일(현지 시간) 5월 CPI가 전년 동기 대비 2.0%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4월 상승률(2.3%)를 밑돌며 블룸버그 전문가 예상치(2.0%)에 부합했다. 영국 CPI가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의 공식 목표치(2.0%)까지 떨어진 것은 2021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영국 물가 상승률은 코로나19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치며 2022년 10월 11.1%까지 치솟은 후 지난해 3월까지 두 자릿수를 지속하다 서서히 하락했다.
5월은 식품과 여가·문화비, 가구 부문이 전체 물가 상승의 둔화를 이끌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뺀 근원 CPI 상승률은 3.5%로 전달 3.9%보다 둔화했다. BOE가 중시하는 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5.7%로 전달(5.9%)보다 하락했지만 시장 전문가들의 전망치 5.5%에는 못 미쳤다.
시장에서는 꾸준한 물가 둔화를 확인될 때까지 BOE가 기준금리를 연 5.25%로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로이터통신이 조사한 전문가 대다수는 BOE가 20일 예정된 통화정책회의가 아닌 8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마틴 사토리우스 영국산업연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통화정책위원들은 여전히 급여 상승과 같은 국내 물가 압박 징후를 살펴보려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음 달 4일 총선을 앞두고 여론조사에서 크게 뒤지고 있는 집권 보수당은 이날 물가 발표를 환영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물가 상승 둔화는 정부 경제정책이 제대로 작동한다는 뜻”이라며 “이제까지 진전을 노동당 때문에 위험에 빠뜨리지 말야아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여론조사에서 우세한 노동당은 보수당의 장기 집권기 동안 경제가 후퇴했다고 공세를 펼치고 있다. 레이철 리브스 노동당 예비내각 재무장관은 이날 “경제에 최대 위협은 보수당이 5년 더 집권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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