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를 걷다 보면 갑자기 날아오는 비둘기에 깜짝 놀라는 사람들이 많다.
비둘기, 멧돼지 등 개체수 증가로 인간들에게 고민을 안겨주고 있는 야생동물에게 피임약을 투여해 개체수를 낮추고자 하는 실험이 과학자들 사이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이 최근 보도했다.
피임약이 동물 개체수 조절에도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보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특수 먹이통이나 미끼 상자에 피임약이 든 크림이나 곡물 등을 채우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영국에서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회색 다람쥐의 경우 토종 붉은다람쥐들을 멸종 위기로 몰아넣고 나무 껍질을 벗겨대 삼림을 훼손하고 있다. 당국은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만 연간 3700만 파운드의 목재 손실을 입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붉은 다람쥐보다 더 크고 무거운 회색 다람쥐만 열 수 있는 문을 단 먹이통에 경구 피임약이 함유된 먹이를 넣어 유포하고 있다.
마르코 펠리자리 수의학 박사는 매일 비둘기들에게 피임약이 든 옥수수를 제공하고 많은 비둘기들이 이를 먹고 있다고 소개했다. 영국 외 유럽 지역에선 멧돼지의 개체수 증가 때문에 멧돼지만 주둥이를 이용해 들어 올릴 수 있는 먹이틀을 개발해 피임약을 섭취하게 하는 방법을 도입해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에선 야생마들에게 피임약을 살포하고 있고, 크루거 국립공원의 아프리카코끼리들도 피임 주사를 맞고 있다.
이 같은 방법은 덫이나 총을 이용한 사살, 독약 살포보다 인도적이고 효율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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