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이 당이 주인도 없고 역사도 없고 뿌리도 없으면 누가 와서 이 당을 이용만 하고 가는 것 아닌가”라고 20일 말했다. 내달 23일 열리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진 나 의원이 당권 경쟁자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나 의원은 이날 채널A 유튜브에 출연해 “저는 정당이 더 뿌리와 역사가 깊고 정말 우리의 가치를 위해서 싸우고 고생하신 분들이 존중되는 그런 정당을 만들고 싶다"며 "저는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그러한 과정을 이야기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뿌리가 없는 후보를 염두에 둔 말’이냐는 질의에 “해석은 그렇게 하실 수 있다. 그거는 마음대로 하시라”며 부인하지 않았다. 정치 신인인 한 전 위원장과 달리 자신의 보수 정체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또 "(한 전 위원장이) 워낙 윤 대통령과 신뢰 관계가 돈독하다고 하니 우리가 설득하지 못하는 대통령께 민심을 잘 전달해서, 설득해서 그거라도 역할을 해 주시면 정말 감사하다는 게 우리의 솔직한 심정이었다"며 "오히려 대통령과 충돌을 하니까 저희로서는 굉장히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나 의원은 “대통령과 정부가 성공해야 국민의힘이 재집권할 수 있다”며 "대통령과 당 대표가 잘 뜻을 맞추고, 당 대표는 민심을 잘 전달해서 대통령의 잘못된 건 고치게 할 수 있어야 한다. 당 대표는 대통령과의 갈등이 겉으로 드러나면 안된다”고 강조하며 한 전 위원장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민주당이 반헌법적인 법안들을 통과시키는 것을 막기 위해서 보수가 재집권을 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지금 국민의힘이 108석이라는 이유만으로 수의 횡포로 (민주당이) 국회를 장악했다"며 “국회의원 임기는 4년인데 3년 후 대통령 선거에서 지면 남은 1년 동안 무지막지한 법들을 국회에서 마구 통과될 것. 그때 가면 대통령 거부권도 없으니 끔찍한 대한민국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각을 세우고 대통령과 차별화해 다음 대권을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가진 당대표가 되면 우리 당에 미래도 없고 대한민국의 미래도 없다"고 단언했다.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한 전 위원장에게 대권 출마 여부를 물으며 '당권·대권 1년 6개월 전 분리 당헌을 바꿀 생각이냐'고 공개 질의한 부분에 대해선 "(당헌 개정 문제는) 한 전 위원장이 명확히 해야 한다"고 동조했다.
그는 "한 전 위원장은 러닝메이트, 최고위원까지 지정해서 들어온다고 한다. 최고위원회의의 절대 과반을 본인들이 확보해서 셀프 개정하겠다는 것으로밖에 해석이 안된다"며 "대선에 나가기 위한 디딤돌로 당대표를 이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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