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공원에서 시민들이 수배 중이던 성폭행범을 붙잡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8일(현지시각) 미국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뉴욕 경찰국은 이날 오전 에콰도르 출신 이민자 크리스티안 게오바니 잉가란디(25)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잉가란디는 지난 3일 퀸즈 공원에서 13세 소녀를 성폭행한 혐의로 수배 중이던 상태였다.
경찰이 잉가란디를 검거할 수 있었던 데에는 ‘착한 사마리아인들’의 도움이 있었다고 뉴욕포스트는 전했다. 주변을 지나던 시민들이 수배 중이던 범인을 알아보고 달려들어 그를 붙잡았던 것이다.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보면, 시민들은 잉가란디의 주변을 둘러싸고 “성폭행범”이라고 외치며 주먹을 휘둘렀다. 잉가란디는 웃통 셔츠를 벗은 채 보도 위에 웅크리고 있다가, 주차된 차 아래로 기어 도망가려고 했다. 한 여성은 “어딜 도망가려고?”라며 잉가란디의 머리채를 움켜잡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폭행에 가담하거나 이를 목격한 시민들은 “성폭행범이니까 무슨 취급을 당하든 상관없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쏟아지는 주먹을 피해 차량 아래에 웅크리고 있던 잉가란디는 결국 경찰에 붙잡혔다. 한 여성은 출동한 경찰에게 “범인이 지금 차 밑에 숨어있다. 본때를 보여줘라”라고 했고, 다른 남성은 “내 현상금은 어딨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폭행에 가담한 시민 제프리 플로레스는 “경찰이 공개한 수배 포스터와 감시 영상 화면을 보고 잉가란디인 것을 알아챘다”며 “이전에 몇 번 그를 근처 가게에서 본적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플로레스는 잉가란디가 또 가게에 올 수 있다고 생각해 그곳을 찾아갔다고 했다. 그는 “범인이 진짜로 나타났다. 그가 가게 밖으로 나오길 기다렸다가 그를 끌어 바닥으로 내동댕이쳤다”고 했다.
잉가란디는 치료를 받기 위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진 후 구금됐다. 현재 그는 성폭행, 성적학대, 강도, 위협, 납치, 무기 소지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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