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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인 도망가도 잡지 못했다”던 그 ‘소도’일까…고대 마한의 전통제사 공간 발견

국가유산청, ‘해남 거칠마 토성’서 방형 제단 흔적·유물 등 확인

서남해 바닷길 제사 지내던 의례공간 추정… 21일 현장공개

해남 거칠마 토성 정상부의 제단 모습. 방형(사각형) 제단이 선명하다. 사진 제공=국가유산청




국가유산청은 해남군과 (재)마한문화연구원, 동신대 영산강문화센터가 발굴조사 중인 전남 해남군 북일면 용일리 ‘해남 거칠마 토성’에서 고대 마한 전통의 제사 의례용으로 추정되는 공간 등이 발견됐다고 20일 밝혔다. 조사팀은 21일 오후 2시에 이를 공개하는 현장설명회를 개최한다.

‘해남 거칠마 토성’은 한반도와 중국, 일본의 등 동북아시아 고대 세력들이 활발하게 사용하던 땅끝 서남해 바닷길의 거점지역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과 주변에 해양교류사를 확인할 수 있는 많은 유적들이 분포하는 점 등으로 보아 고대 해양항로를 관장하며 제사를 지내던 의례가 행해졌던 것으로 추정된다.

해남 거칠마 토성 주위 모습. 사진 제공=국가유산청


거칠마 토성은 전체 둘레가 385m, 면적은 약 6000㎡로, 거칠매산 정상부를 감싸며 담처럼 토루를 쌓아 만들어졌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토성 정상부에서 방형(사각형)의 제단(긴쪽 길이 28m, 짧은 쪽 길이 24m) ▲제단 내 3개소의 출입시설(문지 및 계단) ▲입대목을 세운 대형 기둥 구멍(지름 110㎝, 깊이 90㎝) ▲대형 점토집수정(길이 8m, 깊이 2.9m) 등이 확인됐다.

거칠매산의 정상부에 제단을 마련하고 대형 기둥을 세웠던 것으로 보이는 구멍은 입대목 의례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 제단에서 철제방울(7㎝)도 출토돼 이곳이 의례공간이었을 것으로 보여진다.

입대목 추정 구멍 모습. 사진 제공=국가유산청


입대목 주변 철제 방울 출토 모습. 사진 제공=국가유산청


국가유산청은 “해당 유적은 지금까지 발견된 제사유적 사례 중 최대 규모의 특수 성역공간으로, 중국의 역사서 ‘삼국지 위서 동이전’ 등에 기록된 마한의 별읍(別邑)인 ‘소도(蘇途)’와 유사하며, 기원후 5~6세기 유적의 연대를 추정 감안하면 소도의 발전된 형태로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중국 3세기 기록인 ‘삼국지 위서 동이전’ 기록에 따르면 고대 마한의 문화 가운데 가장 특징적인 것은 별읍인 소도의 존재로, “소도로 죄인이 도망 가 숨어도 잡아가지 못했다(諸亡逃至其中 皆不還之)”고 한다. 또 “입대목 현령고 사귀신(立大木 懸鈴鼓 事鬼神)”란 기사도 있는데 이를 통해 커다란 나무를 세우고, 방울과 북을 걸어 신령을 모시는 풍습인 입대목 제사의례가 행해졌음을 알 수 있다.



성안에서 식수 등으로 쓰기 위한 물을 모으기 위해 만든 점토 집수정 모습. 사진 제공=국가유산청


제단 바로 동쪽에서 확인된 대형 집수정은 찰진 점토를 두텁게 발라 땅속에 물이 스며들지 못하게 인공적으로 물을 가둬두는 형태로 바닥에 퇴적물이 쌓이지 않도록 엄격하게 관리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거칠마 고분 1기와 수혈 집자리군, 당시 사람들이 먹고 버린 조개껍질인 패각층 등이 확인되어 해당 유적에 대규모 마을이 형성되었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해남 거칠마 고분 모습. 사진 제공=국가유산청


매장주체부 부장유물 모습. 사진 제공=국가유산청


국가유산청은 해남군과 함께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해남 북일면 일대가 국제해상교류의 중심지로서 다시 한번 재조명되기를 기대하며, 적극행정의 일환으로 향후 지역 학생들 대상의 현장공개 설명회와 답사, 발굴 유물 특별전 등을 개최해 발굴 성과를 국민과 적극적으로 공유해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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