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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극명한 냉전 회귀”…가치 연대와 외교력으로 평화·번영 추구해야


북한과 러시아가 냉전 종식 이후 폐기했던 ‘자동 군사 개입’ 조항을 사실상 부활시킨 것은 ‘냉전으로의 가장 극명한 회귀’를 알린 조치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와 중국이 북핵 문제만큼은 미국과 공조하던 시대는 끝났다”며 이같이 논평했다. 20일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 4조는 ‘어느 일방이 무력 침공을 받아 전쟁 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 지체 없이 모든 수단으로 군사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고 명시했다. 1961년 북한과 소련이 체결했다가 1996년 폐기한 ‘조소 우호 협조 및 상호원조 조약’ 1조와 거의 동일한 내용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서 핵·미사일 등 첨단 군사기술 이전 가능성도 시사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자유주의 국제 질서에 정면 도전한 푸틴 대통령은 북한·중국·이란 등 반미(反美) 우방과의 연대를 강화하며 글로벌 신냉전 대립 구도를 고착화하고 있다. 특히 전략적 이해관계가 가장 맞아떨어지는 북한과는 노골적으로 군사 밀착에 나섰다. 러시아를 군사적 ‘뒷배’로 두게 된 북한이 핵·미사일 기술까지 전수받아 무모한 군사 도발을 감행하고 국제 질서를 위협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제적으로도 러시아의 에너지 지원과 교역 확대로 대북 제재를 무력화할 수 있다.

북러 ‘초밀착’으로 한반도는 신냉전의 최전선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복원된 북러 동맹과 굳건한 한미일 연대가 팽팽히 맞서는 대립 구도는 한반도와 세계 평화 질서를 크게 위협하는 요인이다. 신냉전의 소용돌이 속에서 우리가 평화와 경제적 번영을 추구하려면 치밀한 안보 전략을 수립해 실천하고 정교한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 그래야 고조되는 지정학적 위기에서도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자유 진영과의 결속을 강화해 안보 위협에 맞서고 북러 간 ‘위험한 거래’를 차단하기 위해 촘촘한 국제 제재를 주도하는 것은 기본이다. 북러 밀착이 북중러 결속 강화로 이어지는 것을 막는 것도 중요하다. 북러 밀착에 거리를 두는 중국이 북한 비핵화를 위한 ‘건설적 역할’을 수행하도록 설득하고 경제적 실리를 앞세워 러시아를 포섭해 반미 연대의 고리를 약화시키는 데 외교력을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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