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의 한 유명 고깃집이 음식을 재사용한다는 전 직원의 폭로가 나왔다. 이에 관할 지방자치단체가 긴급 점검에 나서 다수의 식품위생법 위반 사실을 확인하고 행정 처분 및 검찰 송치 등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광주 북구청은 해당 식당에 대한 긴급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영업정지 또는 과징금을 처분하고 이와 별개로 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점검 결과 이 식당은 선지, 김치, 기름장, 고추장 등 손님들이 먹다가 남긴 음식을 다른 손님상에 그대로 올렸다. 부침가루, 다시마 등 일부 식재료를 유통기한이 지났는데도 주방에 보관했고 조리 공간 청소 불량과 영업장 무단 확장 사실도 적발됐다. 현장 점검에서 업주는 적발 사항을 모두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JTBC '사건반장'에서는 포털 사이트 평점 4.3점인 광주 유명 맛집이 손님들의 호평과 달리 위생 상태가 엉망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30년 가까이 영업을 이어오고 있는 이 식당은 타지에서 손님들이 찾아와 줄을 서서 먹을 정도로 인기 있는 곳이다.
이날 방송에서는 이 식당에서 약 8개월 간 직원으로 일했던 A씨의 충격적인 폭로가 나왔다. A씨는 "사람이 입으로 씹어서 먹을 수 없는 그릇, 젓가락 이거 외에는 나갔다 들어온 거는 다 활용한다고 보시면 된다"고 밝혔다. 이어 "부추는 겉절이로 해서 나가는 거다. 겉절이 해서 그날 들어온 것도 (다시) 나가지만 더 경악스러운 거는 그날 마지막에 남은 것을 물에 씻어 놓고 다음 날 쓴다. 선지는 물에 씻어서 넓은 바구니에다 물을 뿌리면 밑으로 파가 빠진다. 고기와 선지가 남으면 분리한다. 그래서 다시 끓여서 나가고 간·천엽 등 서비스로 주는 거까지, 모든 음식이 나갔다 들어온 거는 다 재활용한다"고 덧붙였다.
또 "고기를 찍어 먹는 기름장은 거름망 바구니에 받혀 기름을 모아 놓는 식으로 재사용했다. 고추장 양념은 물론이고 서비스로 나가는 간 밑에 깔리는 상추는 물에 담갔다 씻어서 10번 이상 재사용했다"고 털어놨다.
A씨는 음식물을 재사용하는 건 사장의 지시로 이루어진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아이들이 먹는 모습을 보고 '더 이상 못 하겠다' 싶어 그만뒀다고 한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식당에 오면 엄마들은 막 어떻게든지 먹이려고 가위로 잘게 썰어서 먹이고 그런 모습을 보고 이건 도저히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제보를 결심했다"고 폭로 배경을 설명했다.
다른 가족이 30년 정도 운영하던 식당을 인수해 1년 정도 장사하고 있다는 고깃집 사장은 "(주방) 이모들은 아까우니까 그렇게 하셨던 거 같다. 선짓국은 재사용했지만 손대지 않은 것들을 다시 사용한 거다"라며 "못 하게 했어야 했는데 주의 조치하겠다. 죄송하다"라고 해명했다.
박지훈 변호사는 "납득하기 어렵다. 종업원들이 왜 그러냐. 하다못해 집에서도 먹었던 걸 새로 먹는 경우가 드물다. 유명한 영업장에서 그렇게 한다니, 음식물 재사용하면 안 된다. 당연히 문제가 된다"며 "저는 민사적으로도 손해 책임을 져야 할 거라고 보는데 책임자는 종업원이 아니고 영업주인 사장이라고 봐야 한다"고 분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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