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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에 담 걸렸어” 또? 근본 원인 해결하려면 [일터 일침]

■ 김하늘 부산자생한방병원 병원장

과로·스트레스 심한 직장인, 담 걸리기 쉬워

재발 막으려면 원인 제거하는 근본적 치료 필요

추나요법·약침 치료하면 빠른 회복 도울 수도

이미지투데이




#“악!” 김 대리(35)의 외마디 비명이 사무실의 적막을 깼다. 김 대리는 담당하는 프로젝트로 인해 오랜 기간 야근과 스트레스에 시달려 왔다. 오전 내내 구부정한 자세로 컴퓨터 화면을 들여다 보다 옆자리 동료의 부름에 고개를 돌린 순간 목 근육이 경직되며 심한 통증이 발생한 것이다. 평소 목과 어깨 주변의 근육통이 있었지만 이번엔 강도가 달랐다. 목이 그대로 굳어 움직이기도 버거웠는데 주변 동료들의 도움으로 냉찜질과 마사지를 하며 통증을 가라앉힌 김 대리. 다음 날에도 특정 각도 이상 목을 움직이기 어렵고 통증도 나아지질 않아 병원을 찾은 그는 '급성 경추 염좌'라는 소견을 들었다. 목의 힘줄, 근육, 인대 등의 손상을 일컫는 말로 한의학적인 용어로는 흔히 ‘담에 걸렸다’고 불리는 상태다.



지난해 한 여론조사기관은 ‘2023 세계 직장 현황’ 보고서를 통해 스트레스가 심한 직장인의 비율이 2년째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근로자를 위한 각종 복지 정책이 시행되고 있지만 직장인들의 스트레스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특히 한국은 직장인의 행복점수가 100점 만점에 41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난 직장인 10명 중 7명이 업무 스트레스로 인한 번아웃을 경험했다는 조사 결과도 공개된 바 있다.

스트레스는 번아웃증후군, 우울증 같은 심리적인 질환부터 피부질환, 두통 등의 신체적인 문제까지 다양한 증상과 질환을 유발한다. 예고 없이 찾아오는 ‘담’은 직장인들의 일상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증상으로 꼽힌다.

한의학에서 담은 기혈 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체내에 쌓인 불순한 진액을 말한다. 담이 혈액순환을 저하시켜 근육을 굳게 하는 증상을 ‘담에 걸렸다’고 표현하는데 목, 허리, 등을 중심으로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게 특징이다. 많은 직장인들이 겪는 스트레스는 혈관을 수축시키고 근육의 과긴장을 유도해 담에 걸리는 주요 원인이 된다.

스트레스와 별개로 교통사고, 낙상 등 외부에서 가해지는 충격이나 갑작스러운 운동, 수면 또는 업무 시 잘못된 자세를 장시간 유지하는 경우에도 담에 걸리기 쉽다. 과로하는 직장인들은 온종일 책상에 앉아 있다보니 목과 주변 근육에 부담이 많이 누적된다. 무더운 여름철에는 에어컨과 같은 냉방기로 인해 평소보다 근육이 경직되기 더 쉬우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담으로 인한 증상은 대부분 일주일 안에 호전되는 편이다. 하지만 장기간 지속되거나 재발이 잦아지면 해당 부위 근막의 손상이 악화되고 만성화될 위험이 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에 나서길 권한다. 아울러 목이나 허리에 담 걸림 증상이 지속되고 팔이나 다리 저림 증상이 있다면 디스크를 의심해볼 수 있어 증상을 면밀히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담의 재발을 막으려면 원인을 제거할 수 있는 근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담에 대한 한의치료는 추나요법과 침·약침 치료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추나요법은 한의사가 직접 근육, 인대 등의 부위를 교정하고 신체의 전반적인 균형을 되찾는 수기요법이다. 기혈의 순환과 각 조직의 기능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 통증이 나타나는 부위의 유효 혈자리에 침을 놓으면 경직된 근육을 풀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담의 배출을 촉진할 수 있다. 한약재의 유효 성분을 경혈에 주입하는 약침 치료는 통증의 원인이 되는 염증을 빠르게 가라앉히고 손상된 근육, 신경 등의 회복을 돕는다.

약침 치료의 통증 감소 효과는 자생한방병원의 연구를 통해서도 밝혀진 바 있다. SCI(E)급 국제학술지 미국의학협회 저널인 ‘JAMA Network Open’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약침 치료는 물리치료보다 목 통증 및 기능 개선 측면에서 뛰어난 효과를 보였다. 통증 정도를 평가하는 시각통증척도(VAS)를 살펴본 결과 약침 치료군은 치료 전 통증이 심한 수준인 63.9점에서 30.7점으로 33.2점 낮아졌다. 그에 비해 물리치료군의 개선 폭은 17.4점으로 차이를 보였다. 기능 개선 지표인 경부장애지수(NDI) 기준으로도 약침치료군은 치료 전 36.5점에서 22점으로 14.4점 호전됐지만 물리치료군은 8점 변화되는 데 그쳤다.

담에 걸려 통증이 심하다면 냉찜질 혹은 얼음찜질로도 증상 완화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점점 더워지는 날씨 속에서 불철주야 자신의 업무에 책임을 다하는 직장인들의 건강이 염려되는 시기다. 업무 스트레스가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올바른 자세를 갖는 습관과 함께 적절한 관리에 힘쓰길 바란다.

김하늘 부산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사진 제공=자생한방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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