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이 지난 13~14일 진행한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늦지 않게 적시에 금리 인상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제반의 경제 지표나 상황을 고려할 때 지금의 완화 기조를 계속 가져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었다. 최근 터진 도요타자동차 등 완성차 업체들의 인증 부정 사태와 이로 인한 생산 중단 영향을 감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24일 일본은행이 공표한 ‘금융정책결정회합 주요 의견’을 보면 한 정책위원은 물가가 상승할 리스크를 염두에 두고 “(7월 말의) 회의를 향해서도 데이터를 주시해 늦지 않게, 적시에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일본은행은 올 3월 회의에서 마이너스 금리와 10년물 국고채 금리 변동 상한 설정을 통한 금리 억제 정책인 장단금리 조작(YCC·일드커브컨트롤) 등 일련의 이차원 금융 완화 정책을 마무리하고 정책금리를 ‘0~0.1%’로 유도하기로 했다. 이는 17년 만의 금리 인상이자 8년 만의 마이너스 금리 해제였다. 이후 4월과 이달 회의에서는 추가 금리 인상을 보류했다. 이 위원은 “전망(기조적인 상승)에 따른 물가 추이가 계속되는 가운데 코스트 푸시(비용 상승)를 배경으로 하는 가격 전가로 물가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며 “리스크 관리의 관점에서 금융 완화의 새로운 조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위원은 엔화 약세를 언급하며 “(엔저는) 물가 전망 상승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리스크 관리 접근에서 생각하면 적절한 정책 금리 수준은 그만큼 올라간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신중론도 제기됐다. 물가 목표가 진전되고는 있지만 ‘기조적인 물가 상승 목표 2%’에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어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한 위원은 “정책 금리 변경을 생각하는 시점은 소비자 물가가 명확하게 반전 상승하는 움직임이나 중장기 예상 인플레 상승 등을 경제 지표를 확인하고 난 뒤가 좋다”고 주장했다.
최근 발생한 도요타자동차 등 일부 완성차 기업의 인증 부정 사태에 따른 출하 정지 여파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개인 소비가 활기를 잃은 가운데 예상치 못한 사태가 터진 만큼 “당분간은 지금의 금융 완화를 계속 가져가는 게 적절하다”는 내용이었다.
한편, 일본은행은 6월 회의에서 3월 이후에도 계속 가져온 국채 매입 규모를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세부 내용은 7월 회의 때 발표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회의에서는 “개시 시기나 규모에 따라 경제를 하락시킬 수 있기 때문에 시장과 대화를 도모하면서 경제 정세 점검 후 서서히 진행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시장에서는 7월 회의에서 일본은행이 국채 매입 규모 감축과 함께 추가 금리 인상을 동시에 단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기자회견에서 “그때까지 나오는 경제 물가 정세에 관한 정보에 따라 단기금리를 인상해 금융 완화 정도를 조정하는 것은 당연히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기조적으로 물가 상승률이 올라가면 단기 금리를 조정해나가겠다”고 기존과 같은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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