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현재 수사 중인 의료계 불법 리베이트 사건이 전국 총 32건에 달한다고 24일 밝혔다. 의사 1000명 이상이 연루된 고려제약 사건을 시작으로 수사망을 본격 확대해나가는 모양새다.
24일 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보건복지부로부터 수사를 의뢰받은 19건과 자체 첩보 13건 등 현재 전국에서 총 32건의 불법 리베이트 사건을 수사중”이라며 “관련해 119명을 수사중이고 이 중 의사가 82명, 제약사 관계자가 37명”이라고 밝혔다.
이 중 보건복지부가 수사를 의뢰한 19건은 현재 병원 및 제약사가 소재한 경찰서에 배당돼 수사가 진행 중에 있다. 우 본부장은 “필요시 시·도경찰청으로 수사를 이관할 수 있다”며 향후 수사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려제약 사건과 관련해서도 “리베이트 수수 자료, 관련 처방 내역, 관련자 진술 등을 통해 추가 입건자가 계속 나올 것”이라며 “약사법상 허용되는 범위가 아니라면 소액이라도 리베이트 해당 시 입건을 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입건된 수는 2000만 원 이상 금품을 수수·제공한 의혹을 받은 의사 14명, 제약사 8명 등 총 22명이다.
아울러 경찰은 대한의사협회가 지난 18일 집단 휴진을 주도한 것과 관련해 총 5건의 진료거부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3건은 보건복지부로부터 수사 의뢰를, 2건은 일반 시민의 고발을 받았다. 4명이 대학병원 의사, 1명이 동네 개원의였으며 보건복지부가 수사를 의뢰한 3명은 모두 서울대병원 소속 의사였다.
우 본부장은 “복지부가 피해 신고센터를 통해 접수받은 진료거부 사건 중 3건을 추려서 수사 의뢰한 것”이라며 “집단 휴진과 관련해 추가 고발이 접수되면 출석을 요구하고 신속 엄정하게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병대 채 상병 순직사건과 관련해선 수사가 마무리 단계라고 밝혔다. 우 본부장은 “다수의 관련자를 수사했기 때문에 사실관계에 대한 부분은 거의 마무리됐다”면서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수사심의위원회를 열어 법률 적용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담보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유족 편지와 여당 면담 이후 갑자기 수사 진행에 속도가 붙은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어떤 계기가 있어서 수사를 한 것은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트로트 가수 김호중(32)씨에 대해 검찰이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치 않은 것과 관련해선 “입법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우 본부장은 “공소를 제기하고, 유지해야 하는 검찰 결정을 이해하고 존중한다”면서도 “다만 경찰에선 관련자 진술을 하고, 증거 자료 통해 위드마크 공식 적용해 음주수치 도출했다. 법원 판단을 받아 봤으면 어떨까 했다. 다소간 아쉬움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번 사건을 통해 음주운전 법망을 교묘하게 빠져나가는 사법 방해 행위에 대해 철저한 처벌을 위해 입법적 보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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