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여당 몫으로 남아있던 국회 상임위원장직 7개를 수용하고 25일 원내로 복귀한다. 법제사법위원회·운영위원회 위원장을 모두 빼앗긴 국민의힘은 우원식 국회의장을 향해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눈치를 보며 중재 역할을 제대로 못 했다며 강력 비판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원내대책 회의에서 "거대 야당의 브레이크 없는 폭주가 계속되는 작금의 상황을 더 이상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라며 7개 상임위원장직 수용 배경을 밝혔다.
이어 "파행의 단초는 민주당이 법사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맡겠다고 하면서 비롯됐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밝힌다"며 "민생이 어렵고 해결해야 할 현안이 산더미다. 국민이 준엄하게 명령하는 협치 정신을 회복하고 정쟁이 아닌 정책 경쟁으로 일하는 국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성일종 사무총장은 "어제 우리 당은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7개 상임위원장을 수용했다"며 "민주당은 우리당의 상임위 보이콧에 더 환호했다. 법사위를 보듯, 이재명 대표의 방탄 천국이 열렸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국회의 민주적 절차가 뭉개지고 자랑스런 관행이 무너져도 우려의 목소리 한 번 내지 않는 우원식 국회의장"이라며 "이재명 대표 눈치만 보지 마시고 국회의장답게 국회를 운영해달라. 민의의 전당인 국회를 정치의 장이 아니라 범죄자의 생존의 장으로 만든 게 우 의장"이라고 공세를 이어갔다.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 또한 "민주당이 보여준 지난 47일간의 모습은 오만과 폭력 자체였다. 모든 국회 일정은 합의에 의해 진행됐지만 오늘 진행되는 상임위 일정들은 합의된 일정이 아니다"라며 "오늘 우리 국힘은 어제 국회 정상화의 시작이란 의미로 오늘 열리는 모든 상임위 참석키로 했고, 참석해서 민주당이 뭘 잘못하고 있는지 국민께 낱낱이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어 "청문회 형식으로 벌세우고 망신 주는 상임위는 정상이 아니다"라며 "국회는 민의의 전당이지 인민재판을 벌이는 장터가 아니다. 청문회를 빙자한 증인 채택을 즉각 중단해달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예정된 법제사법위, 과방위, 국토위 전체회의에 참석한다. 오는 27일에는 의원총회를 열어 여당 몫 국회 부의장 및 상임위원장 후보 선출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의총에서는 전날 원 구성 협상과 관련해 책임을 지겠다며 사의를 표명한 추경호 원내대표의 재신임 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