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나 사회초년생 등 200여 명으로부터 전세보증금 수백원 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전세가를 부풀려 매매가와 맞춘 뒤 전세보증금으로 메꾸는, 이른바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북부경찰청 형사기동대는 부동산 컨설팅 업체 대표 이모(30대) 씨와 공인중개사 등 전세사기 일당 184명을 사기 등의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들은 2021년 1월부터 2022년 8월까지 수도권 일대에서 4개의 컨설팅 업체를 운영하며 빌라 200채를 사들인 뒤 임차인 200명에게 전세보증금 420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이씨 등은 빌라 매매가 보다 전세가가 높은 ‘역전세’ 상황을 노려 “집을 팔아주겠다”고 소유주에게 접근했다. 인터넷 상에 '부동산 명의대여 알바', '꽁돈 필요하신 분'이라는 내용의 글을 올려 보증금을 돌려줄 능력이 없는 무자본 매수자 60명을 사전에 모집한 이들은 소유주가 제시한 빌라 매매 가격에 본인들의 리베이트를 더한 가격으로 피해자들과 전세계약을 체결했다.
전세계약 체결과 동시에 미리 준비한 명의대여자들의 명의로 빌라를 매수하는 ‘동시진행’ 방식으로 피해를 키웠다고 경찰 관계자는 설명했다.
매수하고 남은 차액은 범행에 가담한 공인중개사, 명의대여자 등의 수수료와 본인들의 리베이트로 챙겼다.
집주인이 바뀐지도 모르고, 전세 계약을 맺은 임차인들은 이후 보증금을 돌려 받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또 이씨는 무자본 매수자들을 끌어 모아 다른 업체에 알선해 주는 대가로 건 당 400만~500만 원을 챙기는 등 총 12억 원의 수수료를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특히 이씨는 SNS로 모집한 무자력 매수자들을 계약장소로 이동시키거나 매매 계약에 필요한 서류를 전달하는 일명 ‘픽업기사’로 가족을 동원했고, 리베이트 명목으로 받은 범죄수익을 부인에게 관리하게 하는 등 자신의 사기 범행에 일가족을 끌어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20~30대의 신입 사원이거나 대학생, 신혼부부등으로 금융기관으로부터 목돈을 대출받아 전세보증금을 마련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씨 등 전세사기 일당이 리베이트 명목 등으로 벌어들인 범죄수익금 28억 원에 대해 과세가 이뤄지도록 국세청에 통보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주택시장 거래질서를 어지럽히고 서민들의 생활 기반을 뿌리째 흔드는 악성사기 범죄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단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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