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2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청문회에서 의대 정원을 2000명 증원할 경우 의사단체에서 집단행동이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2000명’이라는 숫자는 정부 내 논의와 토의를 거친 내용이며, 처음부터 복지부가 대통령실에 제시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른바 ‘의새’ 발음 논란에 대해서는 “발음이 샌 것”이라고 재차 해명했다.
박 차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복지위 ‘의료계 비상상황 관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같이 밝혔다. 그는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0년 의사단체가 의대 증원 문제로 집단 휴진을 했는데, 이번에도 의사 단체가 어떻게 반응할지 충분히 예측했느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이러한 가능성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는지에 대해서는 “의대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 관련해서는 여러 차례 논의가 있었다”며 “내용 중에 당연히 의료계 반발에 대해서도 논의가 있었다”고 답했다.
박 차관은 그간 의대정원 증원과 관련해 의료계에서 극심하게 반발했음을 볼 때 이번에도 집단행동을 예견했으며 이에 따라 비상진료대책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하고 현장을 이탈했을 때 의료계 내에서는 3~4주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게 정설이었다”며 “넉 달 가까이 오고 있고 지금 종합병원급 이상의 입원, 수술, 진료량이나 이런 것을 보면 평시 대비 조금 부족하기는 하지만 안정적”이라고 전했다.
환자들의 피해 사례를 조사하면 환자와 의료진 간 설명이 차이가 있다는 점도 밝혔다. 박 차관은 “그대로 다 진료 거부라고 보기는 좀 어려운 사례들도 많아서 명백한 것에 대해서는 형사고발 등 조치는 취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환자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정부는 의료계와의 대화에도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 차관은 과거 ‘의사’를 ‘의새’로 발음한 게 의료계와의 신뢰를 깼다는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대해 “의도하고 한 것이 아니”라고 재차 밝혔다. 그는 “단어의 뜻을 몰랐고, 보도가 난 이후 발언한 것을 알았다”며 “즉시 유감 표명을 기자들을 통해서 했다. 말을 많이 하면 발음이 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 차관은 지난 2월19일 정부 브리핑에서 ‘의사’를 비하적 표현인 ‘의새’로 들리게 발음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의사를 모욕했다며 박 차관을 경찰에 고발했다. 의사들은 이후 의사와 새를 합성한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을 만들어 소셜미디어 등에 올리며 박 차관을 조롱했다.
백 의원은 박 차관의 해명에 대해 “당사자가 그 발언을 하는 것과 상대방이 하는 것은 완전히 의미가 다른 것”이라며 “정부가 발언하게 되면 완전히 의미가 다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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