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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버스터급 '트럼프 재판' 앞둔 美…WSJ "정치 지형 요동"

'1·6폭동' 혐의 대통령 면책 여부

보수 우위 연방대법 조만간 결론

WSJ도 "하급심 반려" 전망 내놔

TV 토론과 함께 최대변수 '관심'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재판을 마친 뒤 트럼프타워에 도착해 지지자들에게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이날 뉴욕 맨해튼 주민 12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심리를 마친 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받는 34개 범죄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라고 평결했다. AFP연합뉴스




이달 27일(이하 현지 시간) 미 대선 첫 TV 토론을 전후해 연방대법원이 대선 결과 전복 시도 혐의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면책특권 적용 여부에 대한 판결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직 출마 자격과 직결되는 판결로, 보수 우위의 대법원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미 대선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관측된다.

25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정치 전문 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대법원은 이르면 이번 주 안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중 행위에 대해 면책특권을 인정해달라며 제기한 소송에 대한 판결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판결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TV 토론과 함께 미 정치 지형을 한바탕 뒤흔들 가능성이 높다고 WSJ는 진단했다.

2021년 1·6 의회 폭동을 선동한 혐의로 지난해 8월 연방특검에 기소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면책특권을 적용할 수 있느냐가 핵심 쟁점이다. 트럼프 측은 재임 중 공무 행위는 퇴임 후에도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없다며 면책특권을 주장하고 있다.

앞서 1심과 2심 법원이 모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면책 주장을 기각했음에도 연방대법원의 판단을 쉽게 예단할 수는 없다. 대법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6대3의 보수 우위 구도로 재편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직접 임명한 대법관만 3명에 달한다.





더힐은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보수 우위 대법원도 대통령에게 무제한 면책특권이 있다고 판단하기는 주저할 것이라 생각한다”면서도 “트럼프의 법적 책임에 대한 논쟁을 다시 하급 법원으로 돌려보낼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고 설명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도 대법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을 기각하면서도 법적 문제점을 지적하며 하급심 재판을 무한정 연기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대선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면책특권을 부여하거나 재판을 더 연기시킨다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1·6 의회 폭동에 책임이 없다는 자신의 주장을 한층 강화하는 동시에 뉴욕 법원에서의 유죄 평결도 자신에 대한 정치적 탄압으로 몰아붙일 수 있게 된다.

반면 대법원이 트럼프의 면책특권 주장을 기각해 ‘대선 뒤집기’ 재판이 재개되도록 허용하면 재판 과정이 계속 언론에 보도돼 주목을 끌게 되고 최악의 경우 트럼프가 대선일 전 법정에 출두할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극성 지지층은 여전히 트럼프 중심으로 결집돼 있으나 그의 또 다른 유죄 가능성은 중도층의 표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미 언론들은 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를 의식한 듯 이달 21일 “지구를 뒤흔들 판결이 며칠 내로 나온다”면서 “대통령에게 완전한 면책을 부여하지 않으면 우리나라가 엄청난 위험에 끝없이 처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대법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손을 들어줄 경우 이를 ‘민주주의의 위기’로 규정하며 대법원을 매섭게 공격할 것으로 관측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대법원이 요즘처럼 비정상적인 적이 없었다”면서 “트럼프가 임명할 대법관이 더 많아질 수 있는 것이 (트럼프 당선의) 가장 두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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