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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엔저에 국제 구매력↓ "딴 나라가 식품 다 사간다"[지금 일본에선]

엔달러 환율 160엔 후반 엔저 가속

실질실효환율 사상 최저로 구매력↓

규동 재료 美소고기는 韓이 사가고

칠레 포도는 美·유럽이 물량 쏠어가

"가계 부담에 개인 소비 위축 우려"





달러당 엔화 가치가 160엔대 후반까지 하락하는 등 연일 ‘엔저’가 이어지면서 일본의 해외 상품 구매력이 감소하고 있다. 재화 수입 때 필요한 엔화가 더 많아진 탓이다. 이런 상황은 식료품 수입에 있어 일본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엔화의 실질실효환율(2020년=100)은 올 5월 기준 68.65로 사상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실질실효환율은 교역국과의 물가 변동을 반영한 환율로 한 나라의 통화가 상대국 화폐에 비해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의 구매력을 지녔는지를 나타낸다. 5월 기준 엔화의 실질실효환율은 1995년 4월 정점의 약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오랜 기간 일본의 물가상승률이 주요 교역 상대국에 비해 낮았던 데다 일본과 다른 나라의 금리 차로 인한 엔화 약세가 구매력 저하를 불러왔기 때문이다.

이 같은 엔화의 구매력 하락은 일본이 해외에서 에너지나 식료품을 구매할 때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일본은행의 기업물가지수를 보면 엔화 기순 5월 수입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6.9% 상승한 반면 달러 등 계약통화 기준으로는 오히려 3% 떨어졌다. 국제 물가가 떨어져도 일본의 경우 엔저의 영향으로 수입 비용이 올라 국제 가격 하락의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자료: 니혼게이자이신문


부담은 고스란히 가계로 이어진다. 미즈호 리서치&테크놀로지의 사카이 사이스케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추산에 따르면 엔화가 달러당 160엔대로 움직일 경우 가구당 부담액은 전년 대비 평균 9만엔(약 78만원) 발생한다. 가계가 절약 지향 모드로 들어가면 개인소비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소비 위축과 함께 우려를 키우는 것은 일반 소비자 생활에 영향이 큰 식품 수입이 타격을 받는다는 것이다. 주요 식품을 사들임에 있어 다른 나라 대비 구매 경쟁력이 떨어져 필요한 양을 제대로 조달하기 어려워진다.



소고기 덮밥(규동) 핵심 재료인 미국산 우삼겹이 대표적이다. 생산 감소를 이유로 현지 생산자들이 제시하는 가격은 1년 사이 30% 상승했다. 일본의 수입업자들은 엔화 약세로 인한 비용 증가로 이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소지쓰 식료축산사업본부의 코아나 유타카 본부장은 “(물량을) 다른 나라가 가져가 버린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실제로 1~4월 미국으로부터의 소고기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했다.

포도 수입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주 생산국인 칠레산 포도의 경우 미국과 유럽에 의한 구매 가격이 오르고 있다. 엔화 약세에 시달리는 일본 입장에선 그만큼 조달이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 햄의 원료로 사용되는 스페인산 냉동 돼지고기 역시 수입 가격 상승으로 재고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아직은 이전에 수입한 재고로 버티고 있지만, “이대로라면 재고도 곧 바닥을 드러낼 것”이라는 게 업계의 우려다.



한편, 일본의 개인 소비는 지난해 2분기(4~6월) 이후 정체돼 있다. 명목 임금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엔화 약세로 인한 인플레이션으로 실질 소득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4월 근로통계조사에 따르면 일본 노동자들의 실질 임금은 25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마이너스)하며 여대 최장 기록을 썼다.

정부가 전기·가스 요금 보조금 추가 지급 등의 고물가 대책을 내놓았지만, 이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닛케이는 “장기적인 엔화 구매력 하락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본의 국력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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