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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이 부추기지만 않았어도…바이든 '토론 굴욕' 피할 수 있었다

정치 후배들에게 '가교' 되겠다던 바이든

재선 변심엔 질 바이든 등 가족 입김 작용

불안하게 지켜보던 민주당원들 분노 폭발

지난달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영부인인 질 바이든(오른쪽) 여사가 연설을 하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경청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난 나 자신을 가교(bridge) 외의 어떤 것으로도 보지 않는다."

4년 전인 2020년 3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때가 되면 젊고 유능한 다음 세대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물러나겠다며 당시 78세인 자신을 향해 쏟아지던 고령 논란을 불식시킨 것이다. 그랬던 바이든이 재선을 하기로 ‘변심’한 배경은 무엇이었을까.

3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고령의 바이든과 그의 고문단은 어떻게 재선을 확정지었나'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바이든의 폐쇄적인 의사결정에 가족들이 깊이 관여했으며 민주당 지도부가 이를 방치했다며 비판했다.

WP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가교 발언’ 이후 2년 반이 지나 미국 현직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80세 생일을 맞은 2022년 11월 20일 재선 결정을 내렸다. WP는 "바이든은 이날 젊은 세대로 이어지는 그 '다리'가 많은 이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길어질 것임을 예고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같은해 11월 8일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압승할 것이란 전망과 달리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을 지키며 선전하자 이에 고무된 바이든이 재선 도전을 공식화했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간선거 이튿날 기자들을 만나 "내 의도는 다시 출마한다는 것"이라고 말했고, 같은 달 24일 매사추세츠주(州) 낸터킷섬에서 가족들과 추수감사절 연휴를 보내면서 재선 도전을 사실상 확정했다.

WP는 여기에 가족들의 입김도 상당한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그중에서도 영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가 재선 출마를 지지했으며 차남인 헌터 바이든과 손주들도 찬성했다고 전했다.

당시 민주당 안팎에선 꾸준히 경고를 보냈다. 당시 WP와 ABC 방송이 공동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범민주 세력에 속한 응답자의 무려 56%가 '바이든이 아닌 다른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공화당에서도 바이든의 건강 문제를 언급하며 그의 재선 도전을 반기는 듯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객관적인 상황보다는 본인의 '본능'과 가족의 '조언'에 더욱 의존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이에 민주당 지도부들도 바이든에 대항할 후보를 내지 않았다고 WP는 지적했다.

결국 지지자들의 우려대로 지난달 27일 CNN 주최로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진행된 첫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바이든은 트럼프의 공세를 제대로 받아치지 못하고 횡설수설하거나 멍하게 허공을 응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같은 모습에 민주당 지지자들은 극도의 불안에 휩싸였고 민주당 안팎에서 후보 교체론이 들끓고 있는 상황이다.

바이든에 대한 책을 저술한 언론인 크리스 위플은 "그를 둘러싼 핵심 세력뿐 아니라 가족들도 대경실색했다. 도대체 뭐가 벌어진 건지, 이게 해결될 수 있는 건지 누구도 알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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