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근래 보기 드물게 급증하고 있다.
5월 거래량이 약 5000건에 달하고, 아직 신고기한이 한 달 남은 6월 거래량도 벌써 3200건을 넘어섰다.
정부가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을 오는 9월로 두달 연기한 가운데 매매 시장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5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지난달 29일까지 신고된 물량이 총 4935건에 달한다. DL는 2021년 5월(5045건) 이후 3년 만에 가장 많은 것이다.
최근 거래량 증가는 기준금리 동결에도 불구하고 4월 이후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3%대로 하락한 영향이 컸다.
주택 공급 부족 우려 속에 아파트 전셋값과 공사비·신규 분양가 상승세가 지속되며 아파트값이 다시 상승세를 타자 시장금리 인하를 틈타 관망하던 매수 심리가 회복세로 돌아선 것이다.
거래량은 6월 들어 더 빠르게 늘어난 분위기다.
연초 증가하던 매매 물건도 다시 감소 추세다.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물건 수는 총 8만2039건으로 한달 전(8만4425건)에 비해 2.9% 감소했다.
서울 아파트 물건 수는 지난달 5일 8만5344건까지 늘었다가 최근 감소세로 돌아섰다.
그렇다보니 실거래가격은 전고점에 육박한 곳이 증가하고 있다.
송파구 리센츠 전용 84㎡는 지난달 7일 2건이 26억원에 팔렸다. 이는 역대 최고가인 2022년 4월 26억5000만원의 98%까지 회복한 것이다. 연초 22억∼23억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해 반년 만에 3억∼4억원이 올랐다.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 서초구 반포동 원베일리, 용산구 나인원한남 등 초고가 아파트들은 이미 거래될 때마다 역대 최고가를 갱신중이다.
상대적으로 가격 회복세가 더딘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비강남권 강북지역도 최근들어 거래에 숨통이 트이는 모습이다.
노원구 상계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5월까지도 거래가 많지 않았는데 6월 들어 신혼부부나 신생아 대출을 받아 집을 사러 오는 수요들이 꽤 많이 늘었다"며 "다만 여전히 싼 매물 위주로 거래되고 있어 호가가 본격적으로 상승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에선 최근 거래량 증가세는 당초 이날로 예정했던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을 앞두고 매수 대기자들이 대출 감소 전에 주택 구매를 앞당긴 것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강동구 고덕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2단계 스트레스 DSR이 시행되면 주택담보대출을 DSR 상단까지 대출을 받아야 하는 매수자의 경우 대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지만, 대부분은 부족한 자금 만큼만 대출을 받기 때문에 최근 거래 증가가 스트레스 DSR 시행 전 수요가 몰린 영향은 크지 않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실제 대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사람들과 막연히 대출 규제 전에 집을 사야겠다는 사람들이 일부 계약을 서둘렀을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