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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삼성 노조 억지 파업…이래서야 반도체 전쟁서 살아남겠나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조가 1일 강성 노조원 특혜 등 억지 요구안을 내세워 이달 8~10일 총파업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반도체 사업부 중심인 전삼노는 이에 앞서 일회성 여가 포인트(50만 원) 지급, 의무 휴가 사용 일수 축소 등 사측이 제시한 4대 사후 조정안을 거부했다. 대신 2만 8000명의 조합원 가운데 ‘올해 임금 인상률 5.1%’에 동의하지 않는 855명에 대해 더 높은 임금 인상률을 적용해달라고 추가로 요구했다. 특정 소수만 혜택을 받게 하는 요구여서 형평성 논란과 노노 갈등을 촉발할 수 있다. ‘노조 이기주의’라는 지적에도 전삼노는 사측의 거부를 이유로 창사 55년 만에 첫 총파업을 강행하려 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전쟁은 분초를 다투는 국가 대항전으로 펼쳐지고 있다.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등은 보조금만 각각 수십조 원을 투입하고 ‘칩스법’을 제정해 해외 기업들의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면서 우리 기업들의 실적도 개선되고 있지만 K반도체는 초격차 기술의 선도자가 되기는커녕 후발 추격자로 전락할 처지에 놓였다. 한국 반도체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2018년 13%에서 2022년 9.4%로 하락하며 대만(15.4%)에 역전당했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제조 시장에서 대만 TSMC는 물론 SK하이닉스에도 뒤처지고 있는 실정이다.

여야 정치권도 위기감을 느끼고 반도체 특별법을 속속 발의하고 있다. 그동안 ‘대기업 특혜’라며 소극적이었던 더불어민주당마저 여당보다 더 파격적인 투자세액공제 지원 등을 약속하고 있다. 총파업은 반도체 산업의 수출 회복 불씨에 찬물을 끼얹고 노사 공멸을 초래할 수 있는 자해 행위다. 평균 연봉이 1억 2000만 원에 이르는 기업의 노조가 임금을 더 달라고 파업하면 국민들이 공감하겠는가. 전삼노는 지난달 7일에도 연차 소진 투쟁을 독려했지만 노조원들의 높은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노조 지도부의 강경 투쟁과 정치 세력화에 대한 노조원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정글에서 우리 반도체 산업을 살리려면 명분도 실리도 없는 총파업을 당장 철회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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