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큰 폭으로 하향 수정되면서 올해 일본 경제가 4년 만에 역성장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BNP파리바와 SMBC닛코증권은 지난 2일 보고서에서 일본의 올해 경제 성장 전망을 대폭 낮추며 2024년 GDP 성장률이 2020년 팬데믹 이후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BNP파리바는 0.4% 역성장을, SMBC는 0.3% 감소를 예상했다. 두 증권사는 이전 보고서에서 모두 소폭 성장을 전망한 바 있다.
두 기관의 전망 수정은 1일 나온 일본 정부의 1분기 GDP 개정치 재발표 때문이다. 내각부는 올 1분기 GDP 개정치를 수정해 물가 변동 영향을 제외한 실질 성장률이 연 환산으로 2.9%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건설 통계 오류에 따른 수정 발표로, 종전 수치는 ‘연율 1.8% 감소’였다. 통계를 다시 산정하면서 감소 폭이 더 커졌다. 건설 공사 통계에서 중소기업 1곳이 수개월에 걸쳐 같은 공사의 수주를 과대 계상한 것이 문제가 됐다. 오류를 정정하면서 공공 투자는 3.0% 증가에서 1.9% 감소로, 민간주택은 2.5% 감소에서 2.9% 감소로 하향됐다. ‘통계 오류로 인한 수정’은 유례가 없다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처음 발표 수치에서는 개인 소비가 4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 공공 투자만 성장했는데, 이번 수정으로 공공 투자까지 마이너스로 바뀌어 ‘약한 내수’가 선명하게 드러났다. 문제는 2분기에 경제가 반등할 가능성도 그리 높지 않다는 점이다. 일본 싱크탱크인 NLI연구소는 일본의 2분기 연율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당초 2분기에는 도요타자동차 계열사의 인증 부정에 따른 출하 정지 여파로 기저 효과가 발생해 큰 반등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었다.
시장의 관심은 이달 말 열릴 일본은행(BOJ)의 금융정책회의에 쏠리고 있다. 일본은행은 7월 30~31일 회의에서 ‘경제·물가정세 전망(전망 리포트)’를 내는데 이 보고서를 근거로 금리 관련 정책을 결정한다. GDP 수정에 맞춰 일본은행도 올해 경제 전망을 하향 조정할 수 있고, 이는 논의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앞서 일본은행은 지난달 회의에서 국채 매입 규모를 줄이기로 하고, 구체적인 내용을 이달 회의에서 정하기로 했다. 3월 인상 후 동결해 온 기준 금리의 추가 인상 여부도 논의될 전망이다. 경기 위축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은 부담이 되고, 금리를 동결하면 엔화 약세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일본은행의 고심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신케 요시키 다이이치생명보험 이코노미스트는 “성장률이 하향 수정돼 경기가 지금까지의 인식 이상으로 정체하고 있었다는 것이 확인된 상황에서 국채 매입액 감축과 금리 인상의 동시 결정을 단행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이번 (1분기) GDP 수정이 일본은행 결정에 미묘한 영향을 줄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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