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보행자들을 덮쳐 9명의 목숨을 앗아간 역주행 사고의 원인이 과로 때문일 수 있다는 추측이 제기됐다.
3일 매일경제에 따르면 가해 운전자 차모 씨(68)는 사고 전날 15시간 넘게 장시간 버스 운전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씨는 경기 안산시의 한 여객운송업체에서 511번 시내버스를 운행하는 촉탁직 버스 운전 기사다. 해당 업체 운전 기사들은 이른 새벽부터 심야까지 12∼16시간 운전하고 다음 날 쉰다. 하루 일하고 하루 쉬는 격일제다. 차 씨는 사고 전인 지난달 24, 26, 28, 30일 근무에 투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차씨가 과로에 시달려 사고를 내게 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인력난에 시달리던 회사의 마을버스가 지난 3월에도 큰 사고를 낼 뻔했다. 지난 3월 31일 오전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부근에서 마을버스 한 대가 전신주를 들이받고 왕십리역 광장으로 돌진했다. 광장에 사람들이 있었다면 큰 인명 사고로 번질 뻔한 사고였다.
또한 경찰 조사에서 차 씨는 사고 당시 음주 상태도 아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마약 간이 검사에서도 음성이 나왔다. 차 씨는 1974년 운전면허를 딴 뒤 대형 화물차 기사로 10년 넘게, 서울 시내버스 운전사로 7년을 일했다. 지난해 2월 이 업체 입사 후 버스 사고 이력은 없다.
한편 경찰은 사고 당시 차량에 함께 탄 아내, 이후 연락을 받고 온 차 씨의 딸 등을 2일 새벽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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