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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최고의 시기" 우호 과시에…시진핑 '원론 수준' 그쳐

■ 중·러 정상 ‘미묘한 기류’

SCO 정상회의서 양자 회동

푸틴 "최고 수준" 우호 과시

習은 원론 수준 발언에 그쳐

카자흐 등과 실질협력 확대

反美연대 외연 확장 열 올려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일(현지 시간)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두 정상은 5월 회동 이후 1달 반 만에 만나 우호 관계를 재확인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반(反)서방 동반자인 중국과 러시아 정상이 3일(현지 시간) 개막한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한 달 반 만에 만나 손을 맞잡았지만 미묘한 기류가 감지됐다. 전쟁 장기화에 동맹의 지원이 절실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중러 관계를 ‘역사상 최고 수준’으로 평가하며 끈끈함을 과시한 반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발언은 원론적인 수준에 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외려 이번 SCO 일정 동안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밀착하며 미국 중심의 국제 질서에 대항할 우방 세력을 확장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부터 이틀간 카자흐스탄에서 열리는 SCO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자 회동에 나섰다. 앞선 5월 베이징 정상회의를 가진 후 두 달이 채 지나지 않아 다시 대면한 것이다. 약 50분간 이어진 회담에서 두 정상은 우호 관계를 재확인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러중 관계와 우리의 전면적 전략 협력 동반자 관계는 역사상 최고의 시기에 도달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는 외부 세력이 중국 내정에 간섭하거나 남중국해 문제에 개입하는 것에 반대한다”며 굳건한 지지를 표명했다. 시 주석도 푸틴 대통령을 ‘라오펑유(오랜 친구)’라고 부르며 “요동치는 국제 정세에 직면해 양국은 우호의 초심을 견지하고 외부 간섭에 반대하며 공동으로 지역 안정을 수호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다만 시 주석의 러시아 관련 발언은 과거 양국 회담에서 여러 차례 거론해온 수준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 각국 정상과 함께 SCO의 영역별 협력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하고 더 긴밀한 운영공동체를 구축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중국은 러시아가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순환 의장국을 맡아 글로벌 사우스의 단결과 신(新)냉전의 방지, 불법적·일방적 제재에 맞서는 것을 지지한다”며 반서방 연대 차원에서 러시아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현안과 관련해서도 “우크라이나 위기 등 지역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위해 계속 적극적으로 노력할 의향이 있다”고만 언급했다. 이날 중국 외교부가 발표한 중러 회담 결과 자료의 분량은 736자로 카자흐스탄과의 회담 자료(2275자)의 3분의 1가량에 불과했다.



한편 시 주석은 SCO 정상회의 의장국인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들과는 새로운 협력을 구축하며 실질적인 관계 강화에 나섰다.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는 △핵심 광물 협력 분야 명시 △카자흐스탄 브릭스 가입 지지 등이 이뤄졌다. 우즈베키스탄과 키르기스스탄·아제르바이잔 등과도 신에너지, 전기차, 전자상거래, 인프라 건설 등 폭넓은 분야에서 협력을 심화했다. 이들 국가는 중국의 숙원 사업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지지를 확인했다. AP통신은 “SCO는 중국이 중앙아시아와 글로벌 사우스 전역에 대한 영향력을 확장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한다”며 “시진핑은 중국이 이들 국가에 미국 등의 대안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중국은 미국 중심의 국제 질서를 ‘다극 체제’로 재편하기 위해 자국이 주도하는 다자간 협의체의 외연 확장을 꾀하고 있다. 중국과 국경을 맞댄 5개국 간 군사 협약으로 탄생한 SCO는 현재 유라시아 국가를 아우르는 정치·경제·군사·안보 협의체로 성장했다. 이번 SCO 회의에서는 벨라루스가 열 번째 정회원국이 될 예정이다.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카타르 등 14개국도 협력국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들 국가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등은 앞서 중국 중심 경제 협의체인 브릭스에도 정회원국으로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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