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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도 뒤늦게 달려왔다…文 청와대 출신 100명 모여 '치맥'

文 퇴임 이후 대거 모임은 처음…건배사 ‘빈체로’ 등 두고 다양한 해석 나와

사진=문재인 전 대통령 페이스북 캡처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국회의원·보좌진 등 100여명이 지난 3일 국회 인근에서 저녁을 함께 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국민의힘이 채상병 특검법 처리를 막기 위해 국회 본회의장에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이어가던 바로 그 시점인 데다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의 연임을 앞뒀기에 이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특히 문 전 대통령 퇴임 이후 청와대 인사들이 이처럼 대거 모임을 가진 것은 처음이다.

4일 정계에 따르면 전날 오후 여의도 국회 앞 한 치킨집에서 청와대 수석·비서관·행정관 출신 100여명이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

이 자리에는 윤건영(국정기획상황실장)·한병도(정무수석)·김한규(정무비서관)·이기헌(민정비서관)·권향엽(균형인사비서관)·김태선(행정관)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참석했다. 조국혁신당의 조국(민정수석) 대표와 정춘생(여성가족비서관) 의원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모임은 이진석 전 국정기획상황실장이 주도해 1~2개월 전에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예약 인원은 60명이었지만 100명 넘게 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2022년 5월 문 전 대통령 퇴임 후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대규모로 모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 참석자는 "청와대 정무직 공직자 300여명이 모인 단체 채팅방에 모임이 공지됐다"며 "4·10 총선 이후 처음으로 만나는 자리여서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참석했다"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김영배 의원은 건배사로 ‘빈체로(vincero·이탈리아어로 승리하자는 뜻)’를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모임을 제안한 이진석 전 상황실장은 문 전 대통령의 친필 사인이 담긴 회고록 ‘변방에서 중심으로’를 참석자에게 선물했다고 한다. 일부 인사는 야권 상황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석자는 “친명 의원실에 있는 사람들도 더러 있어 이재명 전 대표 관련 얘기는 거의 나오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청와대 출신이라고 다 친문은 아니지만, 청와대 출신 행정관 중 많은 분이 조국혁신당에 있는 걸 보고 좀 놀라는 분들도 있었다”며 “참석자 중 친명계 의원실에 있는 분도 더러 있어 대놓고 말은 안 했지만, 당에서 친문계가 소수가 된 단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다만 현역 의원들은 '채상병 특검법'이 본회의에 상정돼 필리버스터가 진행되고 있는 엄중한 상황을 고려해 인사차 방문하고 오랫동안 머물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조국혁신당 대표 출마선언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4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7.4 saba@yna.co.kr (끝)


뒤늦게 참석한 조국 대표도 "공무 탓에 술은 못 마시고 인사만 드리겠다"고 짧게 인사한 뒤 자리를 떠났다.

한 의원은 "필리버스터 정국 탓에 오래 있진 못했다"며 "술도 삼가며 인사만 나눴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총선을 거치면서 친문계는 민주당에서 소수파가 됐다. 비주류가 된 친문계가 이날 대규모 모임을 가진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일종의 집단적 의사표시가 아니겠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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