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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첫 '스토리텔링' 증거? "5만1000년 전 '인간-돼지' 벽화 발견"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 동굴의 벽화

호주 대학·인도네시아 공동 연구팀 발견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에서 발견된 5만 1200년 전 벽화의 모습. 사진 제공=그리피스대학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에서 발견된 인간과 돼지가 등장하는 동굴 벽화가 5만 1000년 전에 그려진 것으로 확인됐다. 인간과 돼지의 상호 작용 장면을 그린 것으로 보이는 이 벽화를 두고 연구자들은 인류가 아주 먼 옛날에도 상상력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스토리텔링'을 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로 평가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호주 그리피스 대학과 서던크로스 대학, 인도네시아 국가연구혁신청 공동연구팀은 술라웨시섬의 레앙 카람푸앙 동굴에서 적어도 5만 1200년 전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벽화를 확인했다고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보고했다.

인간으로 보이는 인물 3명이 큰 돼지 한 마리를 둘러싸고 있는 형상을 묘사한 것으로 보이는 이 벽화는 인간이 상상력이 드러난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동 연구를 이끈 애덤 브럼 그리피스대 인간진화연구센터 교수는 이 벽화는 인간이 먼 옛날에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었다는 증거가 된다면서 "스토리텔링은 인간 진화의 매우 중요한 부분이며, 어쩌면 종(種)으로서의 우리의 성공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미술, 특히 초기 동굴 미술에서 이에 대한 증거를 찾는 것을 매우 드문 일"이라고 이 벽화의 역사적 가치를 강조했다.

그는 벽화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 해석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하지만 그것이 인간과 비슷한 세 인물과 돼지 사이의 상호작용을 포함하는 일종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브럼 교수는 5만년 전 술라웨시섬 주민들은 동굴 벽화에 돼지를 반복적으로 그려 넣는 등 돼지 그림에 "푹 빠져 있었다"다고 전했다. 이 지역 선사 인류는 '셀레베스 워티' 돼지로 알려진 종을 사냥했다. 그는 돼지가 지배 계층에게 경제적으로 중요했을 것이고, 상징적으로나 영적으로도 중요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벽화가 발견된 동굴이 일상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은 아니기 때문에 특별히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이거나 다른 특별한 행위의 일부로 그림을 그리려고 동굴에 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술라웨시 동굴 유적지에서는 300개 이상의 동굴 미술이 발견됐다. 이들 벽화는 4만년에서 4만 4000년 사이에 그려졌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유적의 상당 부분은 아직 면밀한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벽화 위에 쌓인 탄산칼슘층에서 표본을 채취해 우라늄 동위원소 연대측정을 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동굴 유적의 연대를 측정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측정이 더욱 정교해지고 있다. 이 같은 방식으로 앞서 4만 4000년 전 작품으로 판정됐던 레앙 블루 시퐁4 동굴 벽화는 최근 4만 8000년 전으로 연대가 수정됐다

WP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현생 인류 호모 사피엔스의 사촌 격인 네안데르탈인이 약 6만 5000년 전에 스페인의 동굴 벽에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벽화를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동굴 벽화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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