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일성 주석 사망 30주기(7월 8일)를 앞두고 추모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다만 애도 기간은 기존 일주일에서 하루로 줄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선대 지우기’ 영향으로 풀이된다.
노동신문은 5일 "김일성 동지 서거 30돌에 즈음한 노동계급과 직맹원들의 덕성발표모임이 지난 4일 중앙노동자회관에서 진행됐다"라고 보도했다. 참가자들은 "이민위천을 좌우명으로 삼고 인민을 위한 현지 지도의 길을 쉼 없이 이어가시며 노동계급에 은정을 베풀어 주신 김일성 동지의 고매한 위인 풍모를 감동깊게 얘기했다"라고 신문은 전했다.
여맹일꾼들과 여맹원들의 덕성발표모임도 전날 여성회관에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김일성 동지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과 다함 없는 경모의 정을 안고 당과 혁명, 조국과 인민을 위해 한평생을 다 바치신 인민적 수령의 불멸이 업적에 대해 감명 깊게 이야기했다"고 한다. 김 주석 사망 30주기을 기념해해 북한 주재 유엔상주조정자사무소와 유엔개발계획(UNDP), 유엔아동기금(UNICEF), 유엔인구기금(UNFPA),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세계식량계획(WFP), 세계보건기구(WHO) 대표부의 명의로 된 꽃바구니들이 전날 만수대 김일성·김정일 동상에 진정됐다.
이달 초에 공개된 대외 선전용 월간지 '금수강산' 7월호에도 김 주석을 추모하는 기사가 대거 실렸다. 표지부터 금수산태양궁전을 찾는 김 주석 추모 행렬이 담겼다. 매체는 첫 기사로 '인민의 자애로운 어버이'라는 기사를 게재하고 "흐르는 세월은 사람들에게 망각을 실어 온다"면서도 "오로지 인민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치신 김일성 동지 생에는 세월이 흐를수록 더더욱 뜨거운 격정을 불러일으키며 인민의 심장마다 그리움을 더해주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그 외에도 금수강산은 대담 형식의 기사, 반향 형식의 기사, 김 주석을 찬양하는 노래를 소개하는 기사 등으로 그를 추모했다.
올해는 김 주석 사망 30주기로 정주년에 해당한다. 지난 2019년 7월 25주기 때에는 김정은 총비서가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는 등 대대적인 추모 행사가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북한이 김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도 명칭 사용을 자제하며 의미를 축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기일 행사도 예년만 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날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김 주석 애도 기간을 기존 일주일에서 하루로 줄이라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이를 두고 김 총비서가 '선대 지우기'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