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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걷다가 죽을수도”…‘사고의 일상화’에 공포감 젖은 시민들

"사고 직전 피해자들 모습, 너무나도 일상적"

시청역 사고 이후 서울서 잇단 차량 돌진사고

중앙의료원 응급실에 택시 돌진해 3명 부상

4일 오전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역주행 사고 현장에서 한 추모객이 술을 따르고 있다. 지난 1일 해당 교차로에서는 운전자 A씨가 몰던 승용차가 역주행하며 인도로 돌진해 9명이 사망했다.연합뉴스




“어제도 이 곳을 지나갔는데… 자주 다니던 도로에서 하루 만에 9명이 사망했다니 믿을 수가 없습니다.”

지난 1일 도심 한복판인 서울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대형 교통사고가 나 16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최근 자동차 돌진사고가 잇따라 일어나고 있다. 인도에 서있다 참변을 당한 피해자들의 사연이 전해지자 시민들은 일상 속에서 발생하는 사고로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불안감에 떨고 있다.

시청역 인근에 위치한 직장에 다니고 있는 시민 강 모(33) 씨는 사고 이틀 뒤 사고 지점에 마련된 작은 추모 공간에 방문해 헌화를 했다. 그는 “지난주에도 사고가 난 도로 바로 옆에 있는 주점에서 동기들과 회식을 했는데, 같은 곳에서 사고로 9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라며 “사고가 발생하기 직전까지 피해자들의 모습이 너무나도 일상적이었기에 충격이 더욱 크다”고 말했다.

광화문에서 직장을 다닌다는 30대 최 모 씨는 최근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대기하면서도 휴대전화를 보지 않는 습관을 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언제 어디서 사고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최근 주위를 둘러보는 습관이 생겼다”라며 “사고 소식을 접하고 급발진하는 차량이 인도를 덮칠 수도 있다는 끔찍한 상상을 하게 된다”고 털어놨다.

시청역 사고 이후 채 일주일이 되기도 전에 서울에서 크고 작은 차량 돌진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는 점도 시민들의 불안감을 확산시키고 있다.



시청역에서 사고가 발생한 지 이틀 만인 지난 3일에는 70대 택시기사가 운전하는 차량 한 대가 서울시 중구 소재의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실 주변 벽을 들이받는 사고가 나기도 했다. 이 사고로 병원 근처를 걸어가던 보행자 3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했다. 부상자 중 1명은 중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4일에는 서울 강남구 소재의 한 골목에서 70대 중반 남성이 운전하던 차량이 어린이집으로 돌진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운전자와 동승자가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당시 어린이집에는 사람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지난 4일 경찰은 시청역 교통사고 가해 차량 운전자인 차 모(68) 씨를 상대로 서울대병원에서 피의자 조사를 진행했다. 차 씨는 "사고 당시 브레이크를 밟았으나 딱딱했다"라며 차량상태 이상에 따른 급발진을 주장했다.

경찰은 차 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신청했지만, 지난 3일 오후 11시 46분께 서울중앙지법은 이를 기각했다. 법원은 ‘출석에 응하지 않을 이유가 있다거나 체포의 필요성 단정이 어려움 등을 이유로 체포영장 신청을 기각한다’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사고 희생자를 조롱하는 내용의 쪽지를 추모 공간에 두고 간 작성자가 경찰에 자수하기도 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지난 4일 시청역 사고 피해자를 모욕하는 내용이 담긴 쪽지를 현장에 두고 간 20대 남성 A 씨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입건했다. A 씨는 지난 3일 추모 공간에 “토마토 주스가 돼 버린 분들의 명복을 빈다”는 글을 남긴 바 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참사 피해자를 모욕하는 내용의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 3건에 대해서도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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