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후보는 7일 일부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자신의 후보 사퇴를 촉구하는 회견을 추진하는 데 대해 "여론 나쁘다고 놀라서 연판장 취소하지 말고 지난번처럼 그냥 하라"고 말했다.
한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선거관리위원을 포함한 일부 정치인들이 제가 사적 통로가 아니라 공적으로 사과 요구를 했다는 이유로 연판장을 돌려 오늘 오후 사퇴 요구 회견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연판장을 예정대로 추진하라”며 "국민들과 당원동지들께서 똑똑히 보시게 하자"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제가 연판장 구태를 극복하겠다"며 "당원 동지들과 국민들과 함께 변화하겠다"고 다짐했다.
일부 원외 당협위원장들은 전날 다른 당협위원장들에게 한 후보 사퇴 회견에 동참할지를 묻는 연락을 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4·10 총선을 앞둔 지난 1월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자신의 명품백 수수 논란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 의사를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던 한 후보에게 텔레그램 메시지로 전달했지만, 한 후보가 무시했다는 논란과 관련해서다.
당권 경쟁 주자들과 한 후보에 비판적인 당내 인사들은 총선 패배 책임론과 당정 갈등 우려에 이어진 김 여사 문자 논란을 고리로 한 후보를 향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편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후보의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이 돌출하며 전당대회가 요동치고 있다.
당권 레이스 초반 여론조사 선호도 1위였던 한 후보의 독주론이 거론됐지만, 당정 관계와 총선 패배 책임론에 이어 김 여사 문자 논란까지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경선 구도가 더욱 복잡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심이 한 후보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지를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일단 원희룡·나경원·윤상현 후보는 '한동훈 대표 선출 시 당정관계 악화 우려'를 내세워 연일 공세를 퍼붓고 있다.
대표 선출 때 당원 투표 80%가 반영되는 만큼 자신들이 당정 소통의 적임자임을 부각해 당심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원 후보는 "당내 논의 없이 (김 여사의 사과 의향 문자를) 뭉갰다", 나 후보는 "선거에 도움이 될 수 있었는데 사실상의 해당 행위를 했다", 윤 후보는 "영부인 문자가 왔으면 당연히 응대했어야 했다"며 한 후보를 비판했다.
이들은 5차례 열리는 후보 방송토론회에서도 문자 논란을 고리로 한 후보를 집중 공격할 것으로 보인다.
한 후보는 전날 JTBC 인터뷰에서 "누가 보더라도 나를 막기 위한 시도로밖에 볼 수 없다"며 특정 세력의 전당대회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당권 주자 간 비방전이 격화하는 가운데 당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점증하고 있다.
총선 패배 이후 여당의 혁신 방향과 비전을 제시해야 할 당권 레이스가 갈수록 진흙탕 싸움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당권 주자들은 선거전 개막 이후 한 후보의 총선 책임론, 당정 불화설 등을 고리로 쳇바퀴 돌듯 비슷한 공방만 되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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