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앞둔 윤석열 대통령이 8일 “러시아 측이 결국 자신에게 남북한 중 어느 쪽이 더 중요하고 필요한 존재인지 잘 판단하기를 바란다”며 “한러 관계의 향배는 오롯이 러시아의 태도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러의 군사 협력은 한반도와 유럽의 평화와 안보에 대한 결정적인 위협이자 심각한 도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나토 정상회의에서 북러의 군사 협력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에 앞서 정부의 외교 원칙을 거듭 분명히 한 것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 대북 제재 결의안에 주도적 역할을 해온 러시아가 보다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러시아가 불법적인 군사 협력에 관여하고 있다”며 “한러 관계에도 명백히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對)우크라이나 지원 내역은 군사기술 이전 등 북러 간 협력의 수준과 내용을 지켜보면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북러 밀착 이후 국내에서 확산한 핵무장 요구에는 일단 선을 그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가장 현실적이고 바람직한 해법은 한미 확장 억제 체제를 확고히 구축하는 것”이라며 지난해 4월 워싱턴 선언에 따라 출범한 핵협의그룹(NCG)을 통해 억제력과 대응 역량을 고도화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9월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사이버훈련 ‘APEX’에 나토 동맹국 초청 의사도 밝혔다.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한미 관계가 일대 변화를 맞을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서는 “한미 동맹은 지난 70여 년 미국 내에서도 초당적인 지지 기반을 확고히 해왔다”며 “앞으로도 굳건하게 유지될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일본 교도통신은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일이 별도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향으로 조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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